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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송경동 구속한 정부, 다산에게 배워라”

등록 2012-02-06 20:47

다산 뉴스레터 박석무 이사장
다산 뉴스레터 박석무 이사장
‘다산 뉴스레터’ 700호 낸 박석무 이사장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 다산 정약용이 수사관이자 재판관의 지위를 겸한 곡사도호부사 직위에 있을 때 엄연히 실정법을 어기고 1000여명의 군중을 이끌고 관아로 쳐들어와 ‘관장은 물러가라’고 천지가 진동하게 외쳤던 시위 주동자 이계심이란 사람이 자수해왔다. (…) 다산은 포승으로 결박할 필요도 없다면서 맨몸 상태에서 재판해 ‘너무나 옳고 바른 주장을 했으니 상을 받아야 할 사람이지, 처벌받을 사람이 아니’라고 판결해 무죄석방을 선고했다.”

지난해 11월 ‘희망버스’를 기획했던 송경동 시인이 구속됐다는 소식을 듣고, 박석무(71·사진) 다산연구소 이사장은 전자우편으로 보내는 칼럼 ‘풀어쓰는 다산 이야기’에 이 일화를 담았다. 다산의 사상과 정신이 오늘의 현실에도 얼마나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예다. 이처럼 다산의 정신으로 오늘을 비춰보자는 취지로 꾸준히 연재해왔던 ‘풀어쓰는 다산 이야기’가 6일 700회를 맞았다.

어려서 한학을 배웠던 박 이사장은 다산을 흠모하고 그의 정신을 알려온 대표적인 ‘다산 전도사’다. 2004년 6월부터 시작한 ‘풀어쓰는 다산 이야기’를 8년이 넘도록 꾸준히 연재해온 것만 봐도 다산을 알리기 위한 그의 정성과 노력을 짐작할 만하다. 더군다나 처음 2년 남짓 동안은 일주일에 다섯 차례씩 썼다. 외부 필자들이 참여하면서부터 연재 시기를 조정해, 지금은 매주 월요일 한차례 글을 쓴다.

2004년부터 8년간 매주 발송
이메일 구독회원수만 35만명
올해 탄생 250돌…전기 출간

지난 3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박 이사장은 “일반 대중들이 더욱 쉽게 다산의 사상과 철학을 접할 수 있도록 연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전자우편으로 받아보는 회원만 35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회원들이 퍼나르거나 연구소 누리집에 직접 들어와 읽는 사람들까지 감안하면 독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법·제도의 개혁, 바른 공직자의 자세 등 다산의 생각에 폭넓게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다산에 관한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박 이사장이지만 매번 다른 내용으로 700회나 연재를 하려니 어려움이 없지 않다. “예전에는 아는 내용으로 신나게 썼는데, 이제는 밑천이 떨어져서 자료를 찾아보지 않으면 안된다”는 호소다. 한편으론 공부하면 할수록 끝이 없을 정도로 넓고 깊은 다산의 정신세계가 경이롭다는 그는 “다산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헤겔은 세계적인 사상가로 칭송받지만, 다산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다산의 사상을 제대로 알고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6일 나온 700회 칼럼에서는 다산이 천주교에 치우쳤다는 세간의 오해를 바로잡고, 그의 ‘내수외학’(內修外學·공예와 기술은 외국으로부터 배워야 하지만 도덕과 의리는 자주적으로 닦아야 한다는뜻)을 조명했다.

다산이 태어난 지 250년이 되는 올해, 박 이사장은 그 동안의 다산 연구를 집대성해 <다산 전기>를 펴낼 계획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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