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너는 누구니?>
고정욱 글, 윤정주 그림/산하·1만3000원 “아침에는 네 다리로, 낮에는 두 다리로, 밤에는 세 다리로 걷는 짐승은?” 스핑크스가 낸 퀴즈의 답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올해로 등단 20년을 맞는 장애인 작가 고정욱씨는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을 하나 발견해낸다. “사람이 저녁에 지팡이를 짚고 세 다리로 걷는 모습은, 건강하던 인간이라도 결국에는 장애인으로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 가운데 10%는 장애인이며, 그 가운데 90%는 비장애인으로 살다가 장애인이 된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처럼 장애는 사람들의 삶에서 멀지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장애를 남의 이야기로 취급하고 장애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고정욱 작가가 글을 쓰고 윤정주 화가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 <장애, 너는 누구니?>는 어린이들에게 장애가 무엇인지 종합적으로 알려준다. ‘장애 매뉴얼’이나 ‘장애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장애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책이다. 안면 장애, 지체 장애, 시각 장애, 청각·언어 장애, 뇌병변 장애, 지적 장애, 발달·학습 장애, 신장 장애, 심장 장애 등 어린이들이 주변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장애를 10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제시하고 이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해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렇다고 지식과 정보만 모아놓은 딱딱한 책은 아니다. 각 장 앞부분에는 어린이들이 장애에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동화를 담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새길 수 있게 했다. 장애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은 사실 ‘누구나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다. 시각장애인에게 길을 안내하고 있는 안내견을 쓰다듬으면 될까 안 될까? 길 안내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안내견을 쓰다듬거나 안내견에게 먹이를 줘선 안 된다. 또 시각장애인이 가장 싫어하는 메뉴는 비빔밥이라고 한다. ‘섞어서 먹는 게 편할 것’이라 지레짐작하고 너도나도 비빔밥만 시켜주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각 장에 ‘이렇게 배려해요’라는 꼭지를 넣어 어린이들이 이런 배려심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친절한 설명을 펼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지은이는 장애 문제가 더이상 개별적인 신체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때문에 더불어 살고 서로 배려하는 세상을 위해선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장애 문제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고정욱 글, 윤정주 그림/산하·1만3000원 “아침에는 네 다리로, 낮에는 두 다리로, 밤에는 세 다리로 걷는 짐승은?” 스핑크스가 낸 퀴즈의 답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올해로 등단 20년을 맞는 장애인 작가 고정욱씨는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을 하나 발견해낸다. “사람이 저녁에 지팡이를 짚고 세 다리로 걷는 모습은, 건강하던 인간이라도 결국에는 장애인으로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 가운데 10%는 장애인이며, 그 가운데 90%는 비장애인으로 살다가 장애인이 된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처럼 장애는 사람들의 삶에서 멀지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장애를 남의 이야기로 취급하고 장애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고정욱 작가가 글을 쓰고 윤정주 화가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 <장애, 너는 누구니?>는 어린이들에게 장애가 무엇인지 종합적으로 알려준다. ‘장애 매뉴얼’이나 ‘장애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장애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책이다. 안면 장애, 지체 장애, 시각 장애, 청각·언어 장애, 뇌병변 장애, 지적 장애, 발달·학습 장애, 신장 장애, 심장 장애 등 어린이들이 주변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장애를 10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제시하고 이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해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렇다고 지식과 정보만 모아놓은 딱딱한 책은 아니다. 각 장 앞부분에는 어린이들이 장애에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동화를 담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새길 수 있게 했다. 장애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은 사실 ‘누구나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다. 시각장애인에게 길을 안내하고 있는 안내견을 쓰다듬으면 될까 안 될까? 길 안내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안내견을 쓰다듬거나 안내견에게 먹이를 줘선 안 된다. 또 시각장애인이 가장 싫어하는 메뉴는 비빔밥이라고 한다. ‘섞어서 먹는 게 편할 것’이라 지레짐작하고 너도나도 비빔밥만 시켜주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각 장에 ‘이렇게 배려해요’라는 꼭지를 넣어 어린이들이 이런 배려심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친절한 설명을 펼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지은이는 장애 문제가 더이상 개별적인 신체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때문에 더불어 살고 서로 배려하는 세상을 위해선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장애 문제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