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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바닷속 물고기 사라진다면 누구 탓일까?

등록 2012-04-20 20:13

<물고기가 사라진 세상> 마크 쿨란스키 글, 프랭크 스톡턴 그림, 이충호 옮김/두레아이들·1만3800원
<물고기가 사라진 세상> 마크 쿨란스키 글, 프랭크 스톡턴 그림, 이충호 옮김/두레아이들·1만3800원
<물고기가 사라진 세상> 마크 쿨란스키 글, 프랭크 스톡턴 그림, 이충호 옮김/두레아이들·1만3800원

미 논픽션 작가 마크 쿨란스키
해양 생태계의 멸종위기 경고
지속가능한 어업 등 대안 담아

바다는 넓고 깊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속에 사는 생물들도 무한히 많다고 생각하기 쉽다. 특히 물고기는 한꺼번에 수많은 알을 낳기 때문에 다른 어떤 자연 자원보다도 풍족하다고 여겨져왔다. 그래서 사람들은 풍요로운 바다를 칭송하며 열심히 물고기를 잡아들였다. 진화생물학자인 토머스 헨리 헉슬리는 “남획으로 어획량이 줄어들게 되면 그에 따른 견제 장치가 작동할 것”이라며 사람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그는 다윈의 중요한 가르침 하나를 잊었다. “종의 생존경쟁은 큰 개체군을 유지하는 데 달려 있다.” 곧 어느 종의 전체 숫자가 일정한 규모에 미치지 못하면, 그 종은 생존경쟁에서 도태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인간이 만들어낸 남획과 오염, 지구 온난화는 어떤 견제 장치가 작동하기도 전에 ‘물고기가 사라진 세상’을 만들어내려 하고 있다.

<물고기가 사라진 세상>은 바다 생태계에 관심이 많은 미국의 논픽션 작가 마크 쿨란스키가 쓴 책이다. 환경과 생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뒤 육지 생태계에 대해서는 많은 진단과 지적이 나왔으나, 상대적으로 해양 생태계는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바다 생태계의 멸종 위기를 경고하고, 이에 대한 희망적인 대안을 찾아보려 했다.

심해에 사는 물고기 ‘오렌지러피’의 사례는 물고기가 사라진 세상을 경고해주는 대표적인 보기다. 1970년대 이후 기술의 발달 등으로 인간이 먼바다로 나가 심해어를 잡을 수 있게 된 뒤로, 새로 발견된 물고기인 오렌지러피는 여러 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이 물고기는 인간이 그전에 알았던 다른 물고기와 달리 수명이 길고 성장 속도가 극도로 느렸다. 그걸 몰랐던 인간은 생식도 하지 않은 오렌지러피를 잔뜩 잡아들였고, 그 결과 발견된 지 수십년도 안 돼 오렌지러피는 멸종 위기에 이르렀다.

지은이는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상업적 어종, 곧 우리가 먹기 위해 잡는 물고기들이 현재와 같은 속도로 그 수가 줄어든다면, 생물 다양성이 부족해져서 2048년에는 상업적 어종의 수가 거의 모두 다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한다. 앞에서 말했듯 그 주된 원인은 남획과 오염, 지구 온난화 등으로, 모두 육지에 사는 인간이 초래한 일들이다. 그런데 인간은 같은 동물 집단인 포유류를 보호하는 데에는 신경을 써도, 어류를 보호하는 데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생태계는 촘촘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인간은 자신이 깨어놓은 자연의 균형에 영향을 받게 된다.

대안은 무엇인가? 지은이는 ‘파괴적인 방법’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잡은 생선을 먹자고 제안한다. 저인망으로 잡은 물고기보다는 낚시로 잡은 물고기를, 그물로 잡은 물고기보다는 작살로 잡은 물고기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또 먹이사슬에서 아래쪽에 있는 물고기를 먹는 게 좋다고 한다. 핵심은 물고기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를 요구해, 지속 가능한 어업이 정착할 수 있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생물 다양성을 지키는 것은 남이 해주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그림 두레아이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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