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권정생 지음, 이철수 그림/창비·1만2000원
<몽실언니>권정생 지음, 이철수 그림/창비·1만2000원
우리 시대 어린이문학의 대표적 고전으로 꼽히는 고 권정생 작가(1937~2007)의 <몽실언니>가 최근 판매부수 100만부를 넘겼다. 1984년에 처음 출간됐으니, 무려 28년 만에 ‘황소걸음’으로 100만부 고지를 밟은 셈이다. 책을 낸 창비출판사는 100만부 돌파 기념으로 최근 <몽실언니>의 2012년 개정판을 아동문고와 양장본으로 각각 출간했다. 개정판에는 초판 때부터 삽화를 그렸던 화가 이철수씨가 새롭게 그림을 그려넣었다.
<몽실언니>는 분단과 전쟁을 배경으로 주인공 몽실이가 난남이를 비롯해 아버지가 다르거나 어머니가 다른 동생들을 돌봐주며 꿋꿋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발머리에 하얀 저고리와 검정 치마를 입고, 검정 고무신을 신은 채 갓난아이를 등에 업은 몽실이의 모습은 험난한 시대를 살아온 한국인들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환경 속에서 어른들의 힘겨운 삶을 감싸 안고 ‘사람다운 마음’을 잃지 않으려는 몽실이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주영 어린이문학협의회 회장은 “그것이 <몽실언니>가 28년 동안 꾸준히 읽힌 이유”라고 말했다.
<몽실언니>의 역사는 곧 우리나라 어린이문학의 역사로 통한다. 처음 출간된 1980년대에는 한 해 7000부가량을 제작했을 정도로 책이 많이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90년대 초반 <몽실언니>가 드라마로 만들어지며 5만부가량 펴낼 정도의 ‘특수’를 누렸고, 90년대 후반부터 어린이책 시장이 활황을 누리는 데 힘입어 1년에 몇만부씩 꾸준한 판매를 지속해오고 있다. 여태까지 모두 170쇄를 찍었다고 한다.
<몽실언니>의 100만부 돌파로, 이제 어린이문학 분야에서 100만부를 넘긴 작품은 모두 다섯개가 됐다. 역시 권정생 작가의 작품인 <강아지똥>(창비)은 1996년 처음 나온 뒤 지난해 어린이 그림책으로는 처음 100만부를 돌파했다. 권정생 작가를 잇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꼽히는 황선미 작가도 두 개의 밀리언셀러 작품을 갖고 있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마당을 나온 암탉>(사계절)은 2000년 출간된 뒤 지난해 영화화되면서 돌풍을 일으켜 100만부 고지를 넘었다. 1999년 출간된 또다른 대표작 <나쁜 어린이표>(웅진주니어)도 지난해 100만부를 넘겼다. 김중미 작가의 <괭이부리말 아이들>(창비)은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것을 계기로 단기간에 100만부를 넘긴 바 있다.
다만 앞으로 당분간은 어린이문학 분야에서 100만부를 돌파하는 후속 작품을 만나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몽실언니>를 마지막으로 그동안 꾸준히 읽혔던 스테디셀러들이 모두 100만부를 넘겼지만, 그 뒤를 쫓고 있는 작품들과는 판매량의 간격이 크기 때문이다. 독자층이 제한적인 이 분야의 특성상 폭발적인 판매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1999년 출간된 이금이 작가의 <너도 하늘말나리야>(푸른책들)가 올해 60만부 돌파를 예상하고 있으며, 2003년 출간된 원유순 작가의 <까막눈 삼디기>(웅진주니어)도 현재 58만부 발간된 상태다.
한편 <몽실언니> 100만부 돌파를 기념해 창비 쪽은 ‘우리 시대 몽실언니 찾기’ 공모(어린이문학협의회와 공동 주최), <몽실언니> 사용자제작콘텐츠(UCC) 대회, ‘몽실언니와 나’ 토크콘서트, ‘이철수가 새로 새긴 몽실언니’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그림 창비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 통합진보 이석기 “유시민에 당권 제안” 논란
■ 박희태 전 의장, 전당대표 돈봉투 혐의 인정
■ 조현오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모두 까겠다”
■ “내 안 주파수 찾아야 아이와 대화 풀린다”
■ 공지영 “점집 등 기웃” ‘돌아온 탕아’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