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은별이랑 섬진강 그림여행> 오치근·오은별 지음/소년한길·1만4000원
“‘아빠, 섬진강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거예요?’ 섬진강변으로 이사온 지 6년이 넘었건만 제대로 섬진강 여행을 하지 못했다. 은별이의 질문 덕에 섬진강 그림여행이 시작되었다.”
그림책 삽화를 그리는 화가와 초등학교 3학년 딸 은별이가 함께 만든 책의 머리 부분이다. 섬진강 하류인 경남 하동에 살고 있는 화가 가족이 섬진강 그림 여행을 출발한 이유다. 그림 그리는 부녀는 눈 녹지 않은 겨울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을 첫 여행지로 시작해 사계절을 보내고 한 번의 봄을 더 맞을 때까지 섬진강 구석구석을 여행했다.
사선대·옥정호 같은 명소와 섬진강변에서 삶을 일구는 사람들, 이 강이 품고 있는 전설과 아픈 역사까지 서정적인 그림과 꾸밈없는 글로 엮었다. 강의 아름다운 사계뿐 아니라 멸종 위기에 처한 수달이나 시멘트길로 훼손되는 자연환경에 대한 우려 같은 생태학적 관점도 돋보인다.
이 큼지막한 그림책이 주는 가장 큰 즐거움은 넘길 때마다 한 면을 꽉 채운 아름다운 섬진강 풍경이다. 화사한 봄꽃들과 고즈넉한 나루터, 정감 있는 얼굴들이 부드러운 붓질과 맑은 색감으로 마음을 어루만진다. 화가의 그림 옆에 놓인 은별이의 ‘작품’은 사랑스럽고 위트 있다. 때로는 연필로 쓱쓱, 때로는 물감으로 의젓하게 그려내려간 선녀와 도깨비, 물고기와 찔레꽃들을 보노라면 저절로 흐뭇한 웃음이 나온다. 기술적 완성도야 아빠의 작품과 비교할 수 없지만 날카로움 번득이는 관찰력과 천진한 상상력이 이 유쾌한 협업의 멋진 조화를 이뤄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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