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괜찮아-꿈을 찾는 진로의 심리학
이남석 지음/사계절·9800원
이남석 지음/사계절·9800원
위인전은 ‘역할 모델’을 제시해주고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렇지만 많은 청소년들은 아마 속으로 슬그머니 이런 생각을 떠올리곤 할 것이다. ‘대단하니까 위인이 됐겠지. 대단하지 않은 나랑 뭔 관계가 있담?’ 위인전 속 위인들은 방황도 하고 좌절도 하지만, 어쨌든 ‘위인’이니까 결국 성공이라는 정해진 길을 가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것이 실질적인 청소년들의 마음이다. 진로 문제는 무척 고민되지만,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앞으로도 아무것도 아닌 채로 남아 있을 것 같다는 마음, 1등부터 꼴등까지 공부 잘하는 순서로 줄을 세우는 교육 제도 속에서 공부 말고는 성공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마음, 내가 하고픈 일을 찾기도 힘든데, 찾아봤자 성공이나 행복과는 큰 관계가 없을 것 같다는 마음, 성공을 얻기 위해선 결정적 시기를 잘 타야 하는데 내겐 그런 시기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고픈 마음 등등.
심리학을 전공한 작가 이남석씨가 쓴 <뭘 해도 괜찮아>는 청소년들의 진로에 대한 지침서다.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라’ 등 기존의 진로 관련 책들처럼 딱딱하고 비현실적인 충고를 하지 않고, 이러저러한 청소년들의 실제 마음속에 들어가 이야기를 펼쳐본다는 데 큰 장점이 있다. 고등학교 1학년생인 태섭을 주인공으로 삼아 소설 형식으로 쓴 것도 그런 취지에 잘 맞는다.
진로 문제에 대한 고민이 들기 시작한 태섭은 학교 사서 선생님이 추천해준 링컨의 자서전을 읽은 뒤 본격적인 진로 찾기에 빠져들게 된다. ‘어차피 나와 다른,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한 링컨의 자서전은 그가 상원 의원 선거에서 떨어진 뒤 좌절하고 방황하던 상태에서 쓰였다는 점에서 태섭에게 충격을 준다. 성공한 사람들의 삶은 성공으로 난 직선의 길을 내달린 것이 아니라, 지금의 자신과 같이 수많은 방황 속에서 더듬더듬 길을 모색한 결과물이라고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 뒤 친구들, 선생님들과의 대화와 진로 강연에 온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태섭은 자신의 길과 꿈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경험을 하게 된다. 강연에 온 작가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을 성공이라 여기고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무식해지라”고 말한다. 또 ‘좋아하는 것을 잘 모르겠다’는 친구들에겐 “좋아하는 것을 꼭 알아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좀더 몸으로 부딪혀보라”고 권한다.
많은 청소년들이 ‘대학만 들어가면’, ‘성적만 올리면’, ‘좋아하는 일만 찾으면’, ‘내게 새로운 기회만 오면’이라고 생각하며 오늘의 삶을 흘려보낸다. 지은이는 이런 청소년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한편 “꿈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뤄진다”며 이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변화해나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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