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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퇴마록’ 작가가 중학생 딸 위해 쓴 판타지

등록 2012-11-02 20:02

고타마 1-이스트랜드의 위기
고타마 2-콜드스틸 원정대
이우혁 지음/비룡소·각 권 1만3000원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판타지 소설에 특히 열광한다.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이미 판타지 소설은 청소년들이 가장 쉽게 접하고 친해지는 장르로 자리잡고 있다. 또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시리즈와 같이 국내에서도 ‘걸작’으로 꼽힐 만한 판타지 소설들이 나와줬으면 하는 기대도 큰 편이다.

국내에 판타지 소설 열풍을 일으켰던 <퇴마록>의 작가 이우혁씨가 청소년을 위한 판타지 소설 <고타마>를 펴냈다. 중학생 딸을 위해 이 책을 썼다는 이씨는 “사랑이 뭔지, 인생이 뭔지, 과연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는지 그런 의문을 갖기 시작하는 게 청소년기”라며 “(이 책을 통해) 이런 주제들을 제시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타마>는 왕과 기사, 마법이 등장하는 서양 중세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가상의 대륙 크롬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이스트랜드의 열네 살짜리 왕자 듀란이 주인공이다. 젊은 영웅으로 꼽히는 형과 달리 듀란은 소심하고 나약한 겁쟁이다. 그러던 어느날 강력한 적수 크롬웰이 군림하고 있는 콜드스틸 왕국이 주변국들을 침공하고, 사로잡힌 아버지와 어머니, 형을 대신해 듀란은 크롬웰과 콜드스틸 왕국을 물리쳐야 할 엄청난 책무를 떠맡는다.

이런 기본 설정 자체는 그동안 흔히 보아왔던 판타지물과 비슷하다. 그러나 초점은 듀란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기연에 가까운 우연의 도움을 얻고, 적을 많이 물리쳐 ‘경험치’를 쌓으면서 강해지는 기존의 주인공들과 다르게, 듀란은 용기·사랑·시간·노력 등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들에 대한 질문들과 대결하면서 성장해 나간다.

듀란이 이런 질문들과 마주하게 된 것은 그가 발견한 엄청난 힘, ‘고타마’ 때문이다. 반딧불 같은 존재인 고타마는 듀란에게 상상력을 현실로 옮기는 등 그 크기를 알 수 없는 위대한 힘을 주지만, 그 힘을 쓰는 데에는 조건이 따른다.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힘만 원할 수 있고, 스스로가 확실히 깨닫고 아는 힘만 원할 수 있으며, 이전에 사용했던 힘보다 더욱 강한 힘만 원할 수 있다”는 것. 얼떨결에 마법검의 물리적인 힘을 불러내 적들을 이겨낸 듀란은 이 조건들에 걸맞은 힘을 찾아내기 위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고타마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스스로 이겨나가는 자일 뿐”이라고 한다.

지은이는 “‘한 가지 답만 찾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듀란이 고타마의 조건에 따라 자신의 힘을 새롭게 발견하는 과정에,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가치를 얻어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는 것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가 이런 메시지를 튼튼하게 떠받쳐 준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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