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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이사람] “첫딸 탄생 선물로 틀에 박힌 교훈은 뺐어요”

등록 2013-02-07 19:45수정 2013-02-07 21:56

만화가 강풀(39)
만화가 강풀(39)
첫 그림책 ‘안녕 친구야’가 베스트셀러 오른 만화가 강풀
1주일만에 종합판매 3위에 올라
“아이들이 좋아한다니 뿌듯해요
흥미·재미 넘치는 만화 그리고파”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이야기꾼으로 꼽히는 만화가 강풀(39·사진)씨에게 올해는 여러 의미로 ‘잊지 못할 해’가 될 듯하다. 지난달 14일 결혼 8년 만에 첫딸 ‘소리’를 얻어 ‘아버지’가 되었고, 딸의 탄생을 기념해 펴낸 첫 단행본 그림책이 출간 1주일 만에 종합 판매순위 3위까지 오르는 등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기 때문이다.

5일 서울 상일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요즘 솔직히 기분이 너무 좋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해마다 한 편씩 장편 연재를 해왔던 그는 지난해 아내의 임신 소식을 듣고 ‘곧 태어날 아이에게 첫 생일선물로 동화책을 주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안녕 친구야>(웅진주니어)다. 그림책, 그것도 온라인 공개가 아닌 단행본 출간은 첫 도전이었다.

“소리에게 아빠의 작품을 책 자체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은은한 불빛 아래서 아이에게 책장을 넘겨서 그림을 보여주고 글을 읽어주고 싶은 ‘로망’이 있었으니까요.”

물론 새로운 도전은 쉽지 않았다. “초반에 여덟 가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가 도로 다 뒤엎었다. 이야기를 써놓고 보면 ‘아빠가 살아봐서 아는데…’,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란다’, ‘넌 뭐든지 다 할 수 있단다’ 같이 틀에 박힌 흐름으로 가고 있었다.” 게다가 만화 때와 달리 보조작가의 도움도 받지 않으니 그리는 작업 자체도 힘겨웠단다.

“만화를 그릴 때에는 ‘이 정도면 독자들이 감안해서 봐주시겠지’ 하는 부분이 있는데, 아이 그림책에선 조금도 거짓말을 할 수 없더라고요. 고민 끝에 그냥 평소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그대로 담기로 했어요.”

<안녕 친구야>는 눈이 많이 오는 어느날 밤, 한 아이가 길잃은 고양이와 함께 집 밖에 나갔다가 고양이 집을 찾아주지 못하고 다시 되돌아온다는, 담담한 얘기다. 많은 그림책들이 품고 있는 요소들인 아름다운 세상, 소중한 아이, 성취와 성공 등을 찾아볼 수 없고, ‘어떤 메시지를 전해준다’고 잘라 말하기도 어렵다. 단지 아이가 평소 고양이와 전혀 말을 섞지 않는 커다란 개나 생쥐와 소통을 시도하는 장면 정도가 두드러질 뿐이다.

“메시지를 굳이 말하자면, ‘어떤 방식으로든 네가 잘 자랐으면 좋겠고, 나는 그걸 믿는다’ 정도가 아닐까 해요. 아이가 공부를 잘 하거나 최고가 되길 원하지 않아요. 또 어떤 삶을 살아야 한다고 미리 알려주고 싶지도 않고요. 단지 어떤 ‘집단’에 휘둘리지 않는, 개인적이고 자립적인 아이가 되길 바랄 뿐이에요.”

강씨는 “높은 판매 순위보다도 ‘우리 아이가 너무 좋아한다’는 부모들 반응이 가장 반갑고 뿌듯하다”고 털어놨다. “만화를 그리고 싶어 온 몸이 근질근질하다”는 그는 “앞으로 흥미와 재미가 최고조에 이르는 만화를 그리겠다”고 다짐했다.

“소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은 가장 기본적인 가치인 ‘인권’이 존중받는 사회였으면 좋겠어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지만,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령으로서 성공하길 바랍니다. 물론 그 성공의 기본은 인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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