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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7월 22일 교양 잠깐독서

등록 2013-07-21 20:58

소나무로 다시 보는 조선역사

조선을 구한 신목, 소나무
강판권 지음
문학동네·1만4000원

한반도 곳곳에 살고 있는 소나무는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영원한 동반자다. 소나무로 집을 짓고 땔감을 쓰고, 기근 때는 소나무 껍질을 먹으며 사람들은 삶을 이어 왔다.

조선시대 국방에서도 소나무는 빼놓을 수 없는 구실을 했다. 인문학과 식물을 결합하는 공부에 몰두해온 역사학자인 지은이는 임진왜란을 ‘조선 거북선과 일본 안택선의 싸움’으로 해석한다. 일본 안택선은 구조상 빠른 속력을 낼 수 있는 장점을 지닌 주력 함선이었지만, 조선 수군의 거북선과 충돌할 때 쉽게 부서졌다. 소나무로 만들어진 거북선에 비해, 안택선은 상대적으로 재질이 무른 삼나무로 제작된 탓이다.

소나무는 열세였던 조선 수군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힘이 되었다. 배를 만들 만큼 질 좋은 소나무를 얼마나 확보하느냐는 당시 한반도의 안위에서 핵심적 요소였다. 지은이는 왜구가 끈질기게 조선을 침략했던 이유 중 하나도 소나무였다고 지적한다. <세종실록>에는 왜구가 배를 만들기 위해 조선 소나무를 베어가고, 왜인들이 소나무가 많은 흑산도를 드나들며 배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조선 왕조도 소나무를 국가 운영의 핵심 자원으로 인식했다. 왕족과 부유층의 호화주택 건설과 백성들의 땔감 남벌 등을 우려하면서 소나무를 보호하고 새로 심는 정책을 계속 시행했고, 국가가 나서 송충이 박멸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경쟁과 차별 없는 녹색 세상 꿈꾸기

녹색당과 녹색정치
구도완 외 지음
아르케·2만9000원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재앙은 유럽 녹색당에 햇살과 같았다. 그해 9월 독일 녹색당은 베를린 하원 선거에서 17.6%를 득표했다. 이듬해까지 프랑스 녹색당은 의원 29명과 장관 2명을 배출했다.

우리나라에도 2011년 4·11 총선 때 전국 정당으로 녹색당이 처음 출범했지만 비례대표 투표에서 10만여표를 얻었을 뿐이다. 선거 직전 새누리당이 내놓은 ‘한나라당’으로 재빨리 당명을 바꾼 영남신당은 18만여표를 얻었다. 세계에서 핵발전소 밀집도와 토건사업 의존도가 가장 높고, 청소년의 행복도는 가장 낮고 자살률은 높은 나라, 식량자급률이 22.6%이고 농업을 사실상 포기한 나라에서 왜 녹색당과 녹색정치는 이토록 외면받는 걸까. 이 책은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라도 생각할 거리를 풍부하게 제공한다.

유럽 각국과 우리나라 녹색당이 어떻게 발전해 왔고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그리고 녹색의 대안엔 무엇이 있고 그 체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관한 이론적, 실천적 고민을 담았다. 집필자 중 한 명인 구도완 환경사회연구소 소장은 “매일같이 자본을 위해 일하고 자본이 만드는 가공식품을 먹으며 국가에 세금을 내고 국가가 주는 작은 복지에 감사하는 현대인이 자본과 국가를 넘어서는 행동을 조직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 “멀고 힘든 길이지만 가야 할, 가볼 만한 길”이라는 게 그의 답이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여전히 뜨거운 감자 ‘박정희’ 바로 알기

국민을 위한 권력은 없다
임영태 지음
유리창·1만6000원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군인의 꿈을 품고 광복군, 조선경비대 장교, 남로당 프락치, 육군 소령, 대통령까지 됐지만 결국 부하의 총에 맞아 숨진 박정희 전 대통령. 그는 경제 발전의 초석을 만든 근대화의 아버지부터 민주주의를 탄압한 독재자라는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사망한 지 34년 만에 그의 딸까지 대통령이 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지금도 뜨거운 감자다. <국민을 위한 권력은 없다>는 5·16 군사정변, 삼선 개헌, 유신 체제, 베트남 파병, 전태일 분신, 장준하 의문사, 권력에 마침표를 찍은 10·26사건까지 19년(1960~79년) 동안의 현대사를 담았다.

책 제목에서 보듯이 지은이는 박정희를 ‘국민을 위한 권력’이라고 보지 않는다. “박정희 정부는 국가주의, 국민 총동원 체제, 병영국가로 중앙정보부를 앞세운 절대 권력자가 통치한 시대다. 권력 유지를 위해 민주주의를 말살했다”고 평가했다.

이 책은 ‘살아 있는 한국 현대사’ 시리즈 두번째 작품이다. 첫번째 책인 <산골 대통령 한국을 지배하다>는 해방 뒤 정권을 잡아 4·19혁명으로 하야한 이승만 시대(1945~59년)를 다뤘다. 역사책을 주로 써온 지은이는 “기성세대가 겪은 일을 후대에게 상세히 알려줄 의무와 책임을 느끼고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예능’이 권력의 선전물 되지 않으려면

식민지 시기 야담의 오락성과 프로파간다
공임순 지음/앨피·2만5000원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9년 7월8일 <동아일보>, <조선일보>, <매일신보>는 이인석 상병이 중국 산시성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했다는 소식을 알린다. 조선인 최초의 지원병 전사자였던 그의 죽음은 “반도인의 영예” “진중의 꽃”으로 미화됐고, 일반인들 사이에 갖가지 매체를 통해 퍼지는 ‘야담’을 기반으로 삼아 ‘전쟁미담’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국문학자인 공임순씨의 저작 <식민지 시기 야담의 오락성과 프로파간다>는 비공식적인 이야기인 야담이 식민지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존재했는지 묻는 책이다. 지은이는 재래의 야담과 전혀 다른, ‘근대’의 산물로서 야담을 추적했다. 근대의 뉴미디어로서 야담이 존재했던 첫번째 방식은 1920년대 ‘야담운동’을 벌였던 김진구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사람들을 근대적 사고로 이끄는 교화의 도구로 민중 예술인 야담을 활용했다. 그 뒤 라디오가 보급되면서 야담은 ‘예능’으로 그 존재방식을 바꾸게 된다. 야담의 오락성을 극대화했던 윤백남 같은 인물이 이 시대를 대표한다. 야담의 마지막 존재방식은, 이인석의 예에서 보듯 일제의 총동원체제를 뒷받침한 ‘프로파간다’였다. 지은이는 “지배 권력에 의해 대중매체가 프로파간다가 되는 사회일수록 대중 여론은 전쟁 분위기를 선동하는 지배 권력의 2중대가 되기 쉽다”고 말한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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