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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감시연대 토론회, 배아복제 여성적 관점서 비판 한소리

등록 2005-08-25 16:55수정 2005-08-25 16:57

“여성 몸 국가발전 자원 전락 난자 상품화 박지 못할것”
“여성 몸 국가발전 자원 전락 난자 상품화 박지 못할것”
“여성 몸 국가발전 자원 전락, 난자 상품화 막지 못할것”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에는 수많은 난자가 필요하다. 이는 난자 상품화로 이어져 빈곤 여성이 가장 먼저 그 대상이 될 것이다.”

황우석 교수의 인간배아복제 연구에 대한 여성적 관점의 비판이 나왔다. 생명공학감시연대가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인간배아연구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 발표자들은 연구용 난자 채취 과정과 난자 제공 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밝혔다. 생명공학감시연대는 여성환경연대,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의 여성단체와 녹색연합, 시민과학센터, 환경운동연합 등 12개 시민단체의 연대체로 황 교수의 인간 배아연구에 대해 줄곧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주제 발표에 나선 조주현 교수(계명대 여성학)는 “여성의 몸은 가부장적 지배 아래 지난 40년간 출산력을 조절해 국가의 경제발전계획에 이바지할 것을 요구받았으며 이제 난자를 기증해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과학자와 사업가, 그리고 치료 대상자들이 연대해 국가적 대의 아래 진행되는 연구에서 여성의 몸은 국가경쟁력을 위한 자원으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사회가 비교적 가볍게 여겨온 난자 추출과정도 문제로 지적됐다. 구영모 교수(울산대 의대)는 난자 기증 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스탠포드 대학의 밀드레드 조 교수가 연구에 참여한 여성들에게 사용된 난자제공 서면동의서를 검토한 결과, 이 여성들이 난자추출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정보를 제공받은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며 난자 추출과정에서의 부작용을 강조했다. 난소에 자극을 줄 때 여성들은 난소과자극 증후군을 경험하는데 이 증후군이 때로는 심각한 통증유발, 신부전증, 호흡곤란 증후군, 난소암, 잠재미래불임증 등을 유발하며 이 과정에서 심지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구 교수는 또 “난자를 채취한 한양대병원 임상시험심사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생명윤리팀이 회의록 제출을 요구하자 이에 응하지 않았고, 이 부분을 취재하려는 기자들과의 접촉도 거부했다”며 위원회의 심사와 승인의 적법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앞으로 난자 부족 상황에서 난자가 상품으로 거래될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명진숙 한국여성민우회 사무처장은 한국 여성의 난자와 잔여배아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실험소재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황 교수 논문의 공동저자인 시벨리 교수는 2001년 인간복제 실험시 20여개가 채 안 되는 난자를 사용한 데 비해 황 교수는 지난해 2월 연구에서 242개 난자를 사용하고 올 5월에는 185개 난자를 이용했다”며 “난자 확보에 실패해 연구를 중단한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도 쉽게 난자를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국과의 공동연구나 줄기세포은행이 설립되면 생명공학기술에 대해 우호적이며 법적·사회적 규제가 미약한 한국에서 난자를 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이 국제적인 ‘난자공급소’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명 사무처장은 “자본과 과학이 성장과 진보의 모델을 유지하기 위해 생명공학기술을 발전시킬 때, 기술은 인도주의라는 명분으로 정당화되고 난치병을 치료하고 환자를 돕는 데 모두의 연대를 요청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 교수는 “앞으로 과학발전을 위해 기꺼이 난자를 제공하는 여성들만으로는 필요한 난자를 모두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며, 궁극적으로 난자의 상품화와 상업적 거래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곧 자본과 성장의 논리 아래 생명공학은 여성과 자연에 대한 착취와 종속을 가속화하고, 여성의 몸과 재생산 능력은 끊임없이 대상화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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