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침묵>
3월 3일 교양 잠깐독서
동물들의 침묵
존 그레이 지음, 김승진 옮김
이후·1만6000원 1950년대 초 미국 미시간주에 외계인으로부터 지구 종말의 날을 미리 전해 들었다고 믿는 사이비 종교 집단이 있었다. 이들은 재산과 직장, 가족까지 모두 버리고 멸망할 지구에서 자신을 구원해 줄 비행접시를 맞이할 준비를 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신도들은 자신들의 믿음이 틀렸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는커녕, 되레 극진한 기도를 통해 종말을 막아냈다며 더 열렬한 추종자가 됐다. 믿음이 거짓으로 판명됐음에도 더 강한 확신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인지부조화 이론’의 전형적인 사례다. 저자는 인지부조화가 단지 사이비 종교 집단의 일탈이 아니라 “인간의 정상적인 상태”라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그가 겨냥하는 것은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고, 인류는 진보한다’라는 익숙한 상식이다. 이 역시 인지부조화의 결과로서, 비행접시를 믿는 광신도들의 맹신과 다를 바 없다는 게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다. 그는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가치들이 실은 허상에 기댄 일방적 신념에 불과하다고 폭로한다. 진보와 발전에 대한 믿음은 “서양 역사에서 가장 환상적인 착각”이고,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우월한 존재라는 생각은 “삶의 본질인 공허에서 벗어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만들어낸 신화”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전복적 사유를 통해 인간의 시각을 넘어 동물, 나아가 지구의 시각으로 인간을 다시 바라보는 관점의 전면적 전환을 촉구한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존 그레이 지음, 김승진 옮김
이후·1만6000원 1950년대 초 미국 미시간주에 외계인으로부터 지구 종말의 날을 미리 전해 들었다고 믿는 사이비 종교 집단이 있었다. 이들은 재산과 직장, 가족까지 모두 버리고 멸망할 지구에서 자신을 구원해 줄 비행접시를 맞이할 준비를 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신도들은 자신들의 믿음이 틀렸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는커녕, 되레 극진한 기도를 통해 종말을 막아냈다며 더 열렬한 추종자가 됐다. 믿음이 거짓으로 판명됐음에도 더 강한 확신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인지부조화 이론’의 전형적인 사례다. 저자는 인지부조화가 단지 사이비 종교 집단의 일탈이 아니라 “인간의 정상적인 상태”라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그가 겨냥하는 것은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고, 인류는 진보한다’라는 익숙한 상식이다. 이 역시 인지부조화의 결과로서, 비행접시를 믿는 광신도들의 맹신과 다를 바 없다는 게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다. 그는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가치들이 실은 허상에 기댄 일방적 신념에 불과하다고 폭로한다. 진보와 발전에 대한 믿음은 “서양 역사에서 가장 환상적인 착각”이고,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우월한 존재라는 생각은 “삶의 본질인 공허에서 벗어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만들어낸 신화”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전복적 사유를 통해 인간의 시각을 넘어 동물, 나아가 지구의 시각으로 인간을 다시 바라보는 관점의 전면적 전환을 촉구한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