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속의 여성 그리고 이슬람>
3월 17일 교양 잠깐독서
베일 속의 여성 그리고 이슬람
오은경 지음
시대의창·1만3500원 ‘베일을 쓴 여성’은 무슬림 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다. 고대 수메르족은 아내를 맞는 의식의 하나로 베일을 씌웠다고 한다. 강력한 가부장 사회에서 자식을 낳음으로써 ‘재생산의 수단’이 된 여성의 소유권을 표시했던 것이다. 집창촌 여성이나 노예가 베일을 쓰면 귀를 잘랐다 하니 베일 착용은 의무인 동시에 권리였던 셈이다. 헬레니즘 시대에는 금욕과 정숙한 여성의 상징으로, 비잔틴 제국 시절 이후에는 남성을 타락시키는 ‘유혹자’로서 여성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쓰여왔다. 여성의 신체는 남성 중심의 성문화를 파괴할 가능성을 지닌 ‘악’으로 규정됐고, 베일은 정숙한 여성을 강요하는 일종의 ‘완장’ 구실을 한 것이다. 베일 착용은 지금도 여러 문제를 낳는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 비디오자키가 베일을 벗는 방송을 한 뒤 이른바 ‘명예살인’을 당했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선 화재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베일을 쓰지 않은 여성을 구출하지 않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프랑스에서는 2004년 제정된 ‘베일 착용 금지법’에 무슬림들이 “이민자 차별”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베일 착용이 여성인권과 문화다양성 문제에서 화두가 되는 이유다. 지은이는 “한국 사회에 아직도 켜켜이 남아 있는 여성문제를 생각한다면 이슬람 사회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오은경 지음
시대의창·1만3500원 ‘베일을 쓴 여성’은 무슬림 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다. 고대 수메르족은 아내를 맞는 의식의 하나로 베일을 씌웠다고 한다. 강력한 가부장 사회에서 자식을 낳음으로써 ‘재생산의 수단’이 된 여성의 소유권을 표시했던 것이다. 집창촌 여성이나 노예가 베일을 쓰면 귀를 잘랐다 하니 베일 착용은 의무인 동시에 권리였던 셈이다. 헬레니즘 시대에는 금욕과 정숙한 여성의 상징으로, 비잔틴 제국 시절 이후에는 남성을 타락시키는 ‘유혹자’로서 여성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쓰여왔다. 여성의 신체는 남성 중심의 성문화를 파괴할 가능성을 지닌 ‘악’으로 규정됐고, 베일은 정숙한 여성을 강요하는 일종의 ‘완장’ 구실을 한 것이다. 베일 착용은 지금도 여러 문제를 낳는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 비디오자키가 베일을 벗는 방송을 한 뒤 이른바 ‘명예살인’을 당했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선 화재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베일을 쓰지 않은 여성을 구출하지 않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프랑스에서는 2004년 제정된 ‘베일 착용 금지법’에 무슬림들이 “이민자 차별”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베일 착용이 여성인권과 문화다양성 문제에서 화두가 되는 이유다. 지은이는 “한국 사회에 아직도 켜켜이 남아 있는 여성문제를 생각한다면 이슬람 사회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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