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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누구에게나 라디오 한 대가 있다

등록 2014-05-25 19:41

<마술 라디오>
<마술 라디오>
5월 26일 출판 잠깐독서
마술 라디오
정혜윤 지음
한겨레출판·1만3000원

“내가 살아온 얘기로 책 한 권을 쓴다”는 어르신들을 종종 만난다. 정혜윤 <시비에스>(CBS) 라디오 피디는 그게 책 대신 ‘라디오 한 대’로 보인다. 정 피디가 생각하는 사람들 가슴속의 라디오는 “자신들이 살면서 들은 이야기들, 그런데 잊히지 않는 이야기들, 잘했건 아쉽건 자랑스럽든 후회되든 잊히지 않고 반복적으로 혹은 기습적으로 생각나는 이야기들”로 만들어진 것이다. 뻔한 라디오 제작 뒷이야기로 치부하긴 어렵다. 작가는 여러 가지 이유로 편집돼 방송에 나가지 못한 이야기, 그 방송을 들은 선배로부터 들은 새로운 이야기, 그가 읽었던 책 속 이야기를 엮어 ‘제3의 이야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가령 어머니가 히로시마 원폭의 피해자였기 때문에 자신이 자주 아프다는 걸 알게 된 남자가 처음 한 말이 “어머니의 잘못이 아니에요”라고 시작되는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선배의 동생 역시 어머니의 피폭으로 오른손을 쥔 채 태어났지만 진실을 알지 못한 채 힘들게 살아가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그 이야기는 또 최규석 작가의 <지금은 없는 이야기>에 나오는 주먹밖에 낼 줄 몰라 늘 가위바위보에서 지는 ‘주먹맨’의 이야기까지 흘러온다.

무심코 책을 읽다 보면 이야기가 이야기를 낳는 ‘마술 라디오’라는 걸 인정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엮은 14대의 마술 라디오가 책 한권에 담겨 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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