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의 괴로움>
8월 25일 교양 잠깐독서
장서의 괴로움
오카자키 다케시 지음, 정수윤 옮김
정은문고·1만3000원 책은 위험하다. 적어도, 이 책 <장서의 괴로움>에서는 그렇다. 장서가로 일본 문학사에 이름난 극작가 이노우에 히사시는 2층 목조주택 바닥이 책 무게 때문에 무너진 것으로 유명했다. 코믹마켓의 창시자 요네자와 요시히로는 책을 가득 채운 상자를 무려 4500개 들고 이사했다가, 3분의 1도 옮기기 전에 1층 집주인이 “문이 닫히지 않는다”고 항의해 쫓겨났다. 평론가 구사모리 신이치는 방 2개짜리 아파트에 3만권의 책으로 성을 쌓았다. 침대마저 책을 높이 쌓아, 뒤척이면 책이 떨어져 얼굴을 쳤다. 욕실 문을 닫았더니 문 앞에 책이 쏟아져 갇혔다. 이만하면 밀실살인 격이다. 저자 오카자키 다케시는 <장서의 괴로움>에서 책 모으기를 포기할 수 없는 이들의 고충과 타개책을 익살스럽게 풀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집에 책을 산더미처럼 쌓아뒀나? 아직까진 “양식 있는 독서가”다. 표지만 다르고 내용은 똑같은 문고본을 세개씩 갖고 있나? 위험하다! 웃음을 터뜨리며 읽다 보면, 장서가가 방해받는 순간은 네 개쯤으로 추려진다. 주택 붕괴, 화재, 이사, 그리고 마누라다. 지은이는 “남자는 원죄와도 같이 물건을 모으는 습관을 떠안는다”며 “수컷을 완성하는 지배욕”, 본성의 영역으로 슬쩍 떠넘기려고도 든다. 야동 한번 모아보지 않은 남자, 장서가를 욕하라.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오카자키 다케시 지음, 정수윤 옮김
정은문고·1만3000원 책은 위험하다. 적어도, 이 책 <장서의 괴로움>에서는 그렇다. 장서가로 일본 문학사에 이름난 극작가 이노우에 히사시는 2층 목조주택 바닥이 책 무게 때문에 무너진 것으로 유명했다. 코믹마켓의 창시자 요네자와 요시히로는 책을 가득 채운 상자를 무려 4500개 들고 이사했다가, 3분의 1도 옮기기 전에 1층 집주인이 “문이 닫히지 않는다”고 항의해 쫓겨났다. 평론가 구사모리 신이치는 방 2개짜리 아파트에 3만권의 책으로 성을 쌓았다. 침대마저 책을 높이 쌓아, 뒤척이면 책이 떨어져 얼굴을 쳤다. 욕실 문을 닫았더니 문 앞에 책이 쏟아져 갇혔다. 이만하면 밀실살인 격이다. 저자 오카자키 다케시는 <장서의 괴로움>에서 책 모으기를 포기할 수 없는 이들의 고충과 타개책을 익살스럽게 풀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집에 책을 산더미처럼 쌓아뒀나? 아직까진 “양식 있는 독서가”다. 표지만 다르고 내용은 똑같은 문고본을 세개씩 갖고 있나? 위험하다! 웃음을 터뜨리며 읽다 보면, 장서가가 방해받는 순간은 네 개쯤으로 추려진다. 주택 붕괴, 화재, 이사, 그리고 마누라다. 지은이는 “남자는 원죄와도 같이 물건을 모으는 습관을 떠안는다”며 “수컷을 완성하는 지배욕”, 본성의 영역으로 슬쩍 떠넘기려고도 든다. 야동 한번 모아보지 않은 남자, 장서가를 욕하라.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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