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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고려 무신정권 시대는 정말 암흑기였나

등록 2014-11-20 21:00

잠깐독서
무신과 문신
에드워드 슐츠 지음, 김범 옮김
글항아리·1만8000원

고려 시대 무신 정권은 텔레비전 사극에 단골로 등장한다. 그 실체를 미국인 사학자가 파헤쳤다. 쉽게 읽히는, 보기 드문 학술서다.

1170년(의종 24년) 음력 8월 상장군 정중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었다. 왕조 수립 이후 무신의 지위는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군사 지휘권까지 문신이 휘둘렀다. 무신 중 가장 높은 상장군의 품계는 고작 ‘정3품’이었단다.

이후 최충헌의 난을 거치며 기틀을 다진 무신 정권은 고려가 몽골에 굴복한 이후인 1270년(원종 11년)에야 막을 내렸다. 100년에 걸친 이 시기는 흔히 “살육을 자행한 무신들이 불법적으로 나라를 접수해 부패하고 퇴보했다”고 평가받아 왔다. 왜? 지은이는 “자기 왕조의 합법성을 입증하려는 열망을 가진 조선의 학자들이 무신 집권기를 암흑기로 묘사했기 때문”이라고 썼다.

고려에서 무신 정권이 등장했던 시기는, 일본에서 무사층(가마쿠라 막부)이 대두했던 시기와 일치한다. 무신 집권기에 고려는 다양한 통치 행태를 실험했는데, 일부는 중국·일본과는 전혀 다른 독창적인 제도였다. 지은이는 “일본은 중국 모형과 다른 전통을 실험하면서 제도의 일부를 근본적으로 계속 개선한 반면, 한국은 많은 부분에서 끝내 중국의 모형으로 되돌아갔다”고 짚었다. 흥미로운 지적이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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