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민주정부 10년, 무엇을 남겼나
이병천·신진욱 엮음후마니타스·2만8000원 현대사에서 우리 사회를 뒤흔든 ‘결정적 국면’ 중 하나를 꼽으라면 1997년 외환위기가 아닐까 싶다. 압축의 한국 사회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질적으로 전혀 다른 궤도에 진입했다. 일부 기업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경제는 서서히 저성장 궤도로 침강했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의 양극화는 국민의 삶을 전면적으로 옥죄고 있다.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져 이른바 ‘민주정부’ 집권 10년이 도래하는 등 민주주의는 반석 위에 놓인 것 같았으나, 보수정부 이래 권력기관의 선거개입, 정권에 의한 언론장악 등 퇴행의 조짐들은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묻게 하고 있다. 이 책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의 경제사회정책의 성과와 유산 그리고 한계를 다양하게 평가하는 역작이다. ‘1997년 이후 사회경제전환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그 답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97년 체제는 실상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규제완화, 민영화, 노동시장 유연화, 양극화와 민생불안을 가져온 결정적 전환점”이며 동시에 “불평등의 심화와 시장권력이 민주주의를 꺾는 전환점, 곧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간 상황의 전환점”이기도 했다는 게 이 책이 논증하고자 한 대목일 것 같다. 16명의 전문가들이 성장체제와 재벌, 금융과 부동산, 노동과 복지 등의 분야에서 민주정부 10년을 꼼꼼히 성찰한다.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이병천·신진욱 엮음후마니타스·2만8000원 현대사에서 우리 사회를 뒤흔든 ‘결정적 국면’ 중 하나를 꼽으라면 1997년 외환위기가 아닐까 싶다. 압축의 한국 사회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질적으로 전혀 다른 궤도에 진입했다. 일부 기업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경제는 서서히 저성장 궤도로 침강했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의 양극화는 국민의 삶을 전면적으로 옥죄고 있다.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져 이른바 ‘민주정부’ 집권 10년이 도래하는 등 민주주의는 반석 위에 놓인 것 같았으나, 보수정부 이래 권력기관의 선거개입, 정권에 의한 언론장악 등 퇴행의 조짐들은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묻게 하고 있다. 이 책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의 경제사회정책의 성과와 유산 그리고 한계를 다양하게 평가하는 역작이다. ‘1997년 이후 사회경제전환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그 답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97년 체제는 실상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규제완화, 민영화, 노동시장 유연화, 양극화와 민생불안을 가져온 결정적 전환점”이며 동시에 “불평등의 심화와 시장권력이 민주주의를 꺾는 전환점, 곧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간 상황의 전환점”이기도 했다는 게 이 책이 논증하고자 한 대목일 것 같다. 16명의 전문가들이 성장체제와 재벌, 금융과 부동산, 노동과 복지 등의 분야에서 민주정부 10년을 꼼꼼히 성찰한다.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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