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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만화로 집대성한 기후변화의 불편한 진실

등록 2015-01-22 20:24

만화로 보는 기후변화의
거의 모든 것

필리프 스콰르조니 지음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
도서출판 다른·1만9800원

2003년 유럽을 강타한 폭염은 7만여명의 사상자를 낳았다. 2004년 일본에는 무려 10개의 태풍이 지나갔다. 2005년은 기록적인 태풍들로 유명한 해였다. 북대서양 태풍은 라틴어 알파벳 이름을 붙이는데, 수가 모자라 처음으로 그리스어 알파벳까지 빌렸다. 그중 하나가 바로 카트리나다.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덮친 뒤, 부자들은 도시를 떠났고 가난한 사람들은 남았다. 피해 규모 2000억달러. 가난한 동네는 재건되지 않았다. 환경의 불평등은 사회적 불평등 위에 가중됐다. “기후변화는 가장 무서운 대량살상무기다.”(존 케리, 미 국무장관)

그뿐만 아니라 가난한 나라에서 조금씩 일어나는 일상적인 죽음은 기후문제로 ‘알려지지 않는다’. 지구온난화는 기존의 문제를 증폭시키는 형태로 나타난다. 가뭄, 영양실조, 홍수…. ‘기후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대공황과 두차례 세계대전을 합친 것보다도 더 클 것’이라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경고다.

지은이는 6년간 자료 수집과 세계적인 기후학자들과의 인터뷰를 거쳐 <만화로 보는 기후변화의 거의 모든 것>(원제: Saison Brune)을 쓰고 그렸다. 이륜구동차량보다 4배가량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사륜구동차량과 마주칠 때 불편해하지만, 학회나 만화제에 참여하기 위한 비행기 앞에서 망설이는 글쓴이의 모습을 통해 ‘개인의 실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개인의 일상에서 기후과학, 문명까지 미시·거시적 관점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다큐멘터리영화 같다가 때론 소설, 때론 이미지컷이 되는 서술은 만화에서 가능한 장점이다. 쉽게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성인 대상의 교양과학서이나, 과학기술·국제정치·경제학과 철학까지 두루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고생에게도 권할 만하다.

오늘날 기후를 포함한 환경문제는 소비의 문제로 치환되는 경향이 있다. ‘에코 제품’ ‘친환경 제품’ ‘그린에너지’ 등을 이용하는 선택은 손쉽다. 하지만 이 책은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화석연료를 대체한다는 ‘바이오연료’가 오히려 해로운 아산화질소를 배출하고, 이산화탄소를 압축해 매립하는 신기술이 ‘유행’한다지만 실은 포집시설 자체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매립량에 육박하는데다, 재생에너지 또한 불완전하다는 것. ‘녹색 자본주의’의 한계, 즉 손쉽게 ‘에코 제품’을 더 사는 소비자의 자세만으론 해결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해답은 뭘까. 명료하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답을 이 책은 6개의 장에 걸쳐 차근히 설득해 나간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레옹 드 로젠상, 리옹만화페스티벌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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