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언더우드
릴리어스 호턴 언더우드 지음, 이만열 옮김
Ivp·1만8000원 ‘언더우드’란 이름은 낯설지 않다. 130년 전(1885년) 한국 땅을 밟아 31년간 선교활동을 펼치며 기독교청년회(YMCA)를 조직했고, 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를 키워낸 선교사 언더우드다. 서구의 성경과 무역, 군함이 동시에 상륙했던 1800년대 말을 겪은 한·중·일 가운데서도 한국은 기독교가 지배적 교세를 확보한 이례적인 경우다. 당시 ‘미지의 땅’이었던 한국에서, 또 러시아와 영국, 미국, 일본 등이 각축을 벌이는 격전지로서의 한반도에서 어떻게 정치적 격랑을 헤쳐나갔는가를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는 기록이 있다. 바로 언더우드의 아내이자, 의료선교사로 왕비(이후 명성황후)의 주치의이기도 했던 릴리어스 호턴 언더우드가 저술한 전기 <언더우드>다. 미화된 기록임을 고려하더라도, 한국사의 길목에 등장하는 그를 따라가는 일은 흥미롭다. 명성황후 시해 이후 밤에 고종의 침소를 지켰던 외국인 중 한명이 바로 언더우드였다. 열병의 치료약인 키니네를 판매하면서 얻은 이윤으로 선교활동이 가능했다는 기록, 독살을 두려워했던 고종이 언더우드의 집에서 음식을 얻어갔던 기록, “회개하는 사람들은 종종 바닥에 뒹굴거나 두려움과 슬픔에 사로잡혀 무섭게 경련을 일으켰다”는 한국식 “통성기도”의 기록 등은 서구의 눈에 비친 당시 한국을 알 수 있는 귀한 사료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릴리어스 호턴 언더우드 지음, 이만열 옮김
Ivp·1만8000원 ‘언더우드’란 이름은 낯설지 않다. 130년 전(1885년) 한국 땅을 밟아 31년간 선교활동을 펼치며 기독교청년회(YMCA)를 조직했고, 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를 키워낸 선교사 언더우드다. 서구의 성경과 무역, 군함이 동시에 상륙했던 1800년대 말을 겪은 한·중·일 가운데서도 한국은 기독교가 지배적 교세를 확보한 이례적인 경우다. 당시 ‘미지의 땅’이었던 한국에서, 또 러시아와 영국, 미국, 일본 등이 각축을 벌이는 격전지로서의 한반도에서 어떻게 정치적 격랑을 헤쳐나갔는가를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는 기록이 있다. 바로 언더우드의 아내이자, 의료선교사로 왕비(이후 명성황후)의 주치의이기도 했던 릴리어스 호턴 언더우드가 저술한 전기 <언더우드>다. 미화된 기록임을 고려하더라도, 한국사의 길목에 등장하는 그를 따라가는 일은 흥미롭다. 명성황후 시해 이후 밤에 고종의 침소를 지켰던 외국인 중 한명이 바로 언더우드였다. 열병의 치료약인 키니네를 판매하면서 얻은 이윤으로 선교활동이 가능했다는 기록, 독살을 두려워했던 고종이 언더우드의 집에서 음식을 얻어갔던 기록, “회개하는 사람들은 종종 바닥에 뒹굴거나 두려움과 슬픔에 사로잡혀 무섭게 경련을 일으켰다”는 한국식 “통성기도”의 기록 등은 서구의 눈에 비친 당시 한국을 알 수 있는 귀한 사료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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