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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시체성애 두꺼비 얘기를 꺼낸 이유는

등록 2015-04-30 20:46

잠깐독서
자연의 배신
댄 리스킨 지음, 김정은 옮김
부키·1만4800원

근대까지 ‘자연’이 ‘야만’과 무질서, 정복해야 할 대상이었다면, 오늘날 적어도 상업광고에서만은 그 반대로 보인다. 바로 순수한 ‘자연’에 대한 환상이다. ‘친환경’ ‘무독성’ 세제가 주방의 곰팡이와 세균을 모조리 없애주며, “화학물질이 아니어서 안전한” 자연 추출물에 대한 찬양이 넘실댄다.

하지만 대마초도 담배도 ‘자연식품’이고, 코카인 또한 식물에서 유래한다. 광고에 ‘독’을 뺀 자연만이 등장한다고 해서 정말 자연이 해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니, ‘살인 고래’인 범고래가 귀여워서 같이 수영하려다 사망한 청년의 이야기만큼 극단적이라고 느낄 수 있다. 동물들이 암수로 짝을 짓는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동성애에 대해 반대한다(심지어 이는 사실도 아니다)는 주장에 맞닥뜨리면, 정색하는 게 더 우습다.

댄 리스킨은 <자연의 배신>에서 뻔하게 느껴질 법한 반박을 심지어 유머러스하게 해낸다! “진정한 강간을 당한 여성의 몸은 모든 방어수단을 강구하므로 임신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한 낙태반대론자 정치인의 이야기를 두고선 “적어도 고방오리의 경우엔 맞는 얘기”라며 반박하고, 수거미를 잡아먹는 무당거미 얘기와 시체와 교미하는 두꺼비 얘기를 꺼낸다. 흡혈박쥐와 시체성애 두꺼비에 관한 책이 정신을 고양시키는 경험으로 이어지는 황홀함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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