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치아피카스 교수는 오는 14일 오후 4시 광주시 동구 금남로3가 광주국제교류센터에서 <한국의 민중봉기>와 <아시아의 민중봉기>의 출판을 기념하는 북콘서트를 연다.
‘5·18 전도사’로 알려진 조지 카치아피카스 미국 웬트워스공대 교수가 한국 등 아시아 10개 나라의 민중봉기를 다룬 저서 두 권을 펴냈다.
카치아피카스 교수는 오는 14일 오후 4시 광주시 동구 금남로3가 광주국제교류센터에서 <한국의 민중봉기>와 <아시아의 민중봉기>의 출판을 기념하는 북콘서트를 연다. 각각 650쪽 안팎인 두 책에는 아시아 10개국의 주요 민중봉기들이 연대기적으로 정리돼 있다. 그가 2012년 영문으로 낸 1000쪽 분량의 <아시아의 알려지지 않은 민중봉기>를 5·18광주민주화운동 35돌을 앞두고 한국어로 번역해 두 권의 책으로 펴낸 것이다.
그는 2000년부터 각국의 민중항쟁 현장을 찾아가 다양한 증언들을 들은 뒤 시민 참여자의 시각으로 전개 과정을 서술했다. 다른 역사서와는 달리 현장에서 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들을 조감도처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펼쳐냈다.
이 책은 그가 2000년 광주에서 동티모르 출신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카를로스 벨로 주교를 만난 자리에서 구상됐다. 벨로 주교는 당시 “아시아 민주화운동에 대한 학술연구가 부족하다”며 관심을 가져달라고 권유했다.
‘민중을 주인공으로 다시 쓴 20세기 남한의 사회운동사’란 부제가 달린 <한국의 민중봉기>에는 1894년 동학농민운동부터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까지 100여년의 처절한 투쟁사가 담겼다. 특히 1980년 ‘광주’에 대해선 “프랑스의 파리코뮨과 러시아의 전함 포템킨에 비견되는 한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이라며 ‘사랑의 권력 실현’과 ‘반미주의 태동’을 소개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그는 “사회운동을 분석하는 데 ‘에로스 효과’라는 분석틀을 써왔다. 시민 다수가 변화된 규범과 가치를 따르며 ‘사랑의 권력’을 세우려 했던 광주는 이를 확인하고 검증하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한국인은 줄곧 행복과 슬픔, 번영과 빈곤, 진보적 사회운동과 반동적 독재정권의 소용돌이 속에 살았다. 하지만 잘 발달한 소통체제와 시민사회를 기반으로 자유를 향해 투쟁했고, 이 투쟁이 세계를 더 인간적이고 더 참여적인 곳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의 민중봉기>에는 1948년(대만 2·28사건)~2009년(타이의 셔츠부대 시위) 일어난 중국·티베트·네팔·인도네시아 등 9개 국가의 민중항쟁이 망라돼 있다. 특히 1986년 필리핀 피플파워부터 1998년 인도네시아 학생시위까지 12년 동안 급속하게 퍼진 민주화의 물결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서구 매체들은 아시아의 사건들을 자주 무시하거나 자신들의 체제를 정당화하는 데만 선별적으로 활용해왔다. 이 책의 내용이 우리를 속박했던 과장된 거짓과 의도된 생략의 사슬을 끊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그는 2001년부터 3년 동안 전남대 5·18연구소 객원교수로 일하면서 광주와 인연을 맺고 시위 참여자 100여명을 면접조사했다. 이를 토대로 5·18 당시 무장투쟁의 전개 과정을 연구해 미국·영국 등지에서 논문과 저서를 발표했다. 이런 공로로 2010년 오월어머니상을 수상했고, 오는 21일엔 광주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는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사진 전남대 5·18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