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운동할때 엔도르핀 나온다?

등록 2005-10-06 18:57수정 2005-10-18 01:03

헬스의 거짓말<br>
지나 콜라타 지음. 김은영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1만3000원
헬스의 거짓말
지나 콜라타 지음. 김은영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1만3000원
NYT 과학전문기자 운동산업이 숨기는 속설이 과학으로 둔갑한 운동상식의 허실을 파헤치자
살을 빼려면 최대 심장박동수(220에서 나이를 뺀 숫자)의 70% 정도의 저강도 운동을 해야 한다? 언제나 격렬한 운동보다는 적당한 운동이 건강에 더 좋다? 운동을 하면 기분을 좋게 하는 엔도르핀이 생성된다?

갖가지 운동 프로그램과 운동 상품들이 범람하는 운동의 열풍 시대에, 갖가지 미확인 운동 수칙과 상식들도 쏟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운동 상식의 홍수 속에 진실은 곧잘 허무맹랑한 거짓말 사이에 파묻혀 있다고, 미국 신문 <뉴욕 타임스>의 과학전문기자 지나 콜라타가 쓴 <헬스의 거짓말>(사이언스북스 펴냄)은 경고한다. 그래서 헬스클럽이나 공원·거리의 운동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운동산업 마케팅에 가린 진실을 제대로 보려는 의식적 노력을 해야 할 필요는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은이는 이 책의 첫 장에서 빈약한 실험결과에 바탕을 두어 대대적인 건강 마케팅을 펼친 미국의 ‘심장 파동 운동 프로그램’의 실체를 깊숙히 파고들어 취재하면서, 그것이 얼마나 과학의 권위를 이용해 대중을 현혹하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적당한 운동이 몸에 더 좋다는 이 프로그램의 과학성은 전문가들도 확인할 수 없는 그런 것이었다.

“시기별로 유행하던 운동은 거의 다 섭렵했다”는 운동광인 지은이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리고 의학·과학자들을 직접 취재하면서 운동의 역사와 유행들, 운동산업의 마케팅 전략, 또 운동에 관한 갖가지 갑론을박들을 좇으며 ‘운동의 진실’ 찾기에 나선다. 과연 내게 어떤 운동 프로그램이 좋은 거야? 운동에 빠진 나는 도대체 왜 운동을 즐겨 하는 걸까?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기대는 지은이는 그 과정에서 잘못된 운동 상식의 허와 실을 짚어낸다. 격렬한 운동과 적당한 운동 가운데 어떤 게 더 좋은지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선, 지금껏 둘 가운데 어떤 것이 더 몸에 좋다고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고 전한다. 심장 박동수를 낮게 유지하는 저강도 운동이 탄수화물보다 지방을 더 많이 태워 몸무게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체중 감량에서 중요한 건 칼로리 소비량이지 칼로리가 탄수화물에서 나오느냐 지방에서 나오느냐가 아니라고 밝힌다. 또 ‘최대 심박수 = 220 - 나이’라는 표준 공식이 탄생한 과정을 세밀하게 추적해, 그것이 운동의 절대적 잣대가 결코 될 수 없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 운동의 엔도르핀은 여전히 가설일 뿐이지 과학은 아니며, 운동할 때 엔도르핀이 생긴다는 것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한다.

지은이는 운동을 하는 세 가지 목적에 따라 다른 ‘올바른 운동’의 길을 제시한다. 첫째 “건강해지기 위해서라면, 최근의 연구결과를 참고할 때,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적당한 운동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적당한 운동이란, 예컨대 하루 20~30분 정도 시간을 내어, 15~20분에 1.6킬로미터 정도를 걷는 속도로 걷거나 편안한 속도로 자전거를 타는 정도의 운동이다. 둘째 날씬한 몸매나 근육질을 원한다면 “적당한 운동으로는 충분치 못하다. 체중을 줄일 수 있느냐의 여부는 얼마나 힘들여서 열심히 운동을 하느냐, 얼마나 오래 하느냐, 무엇을 먹느냐, 유전적으로 어떤 형질을 타고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셋째 재미를 위한 운동은 바로 지은이의 경험에서 나온다.“운동의 진정한 가치는 장수라든가 하는 추상적인 건강상의 이익에 있지 않습니다. 운동을 한다고 몇 년을 더 살겠습니까, 몇 달을 더 살겠습니까? 운동을 하는 진짜 이유는 운동을 할 때나 끝냈을 때 기분이 좋기 때문이죠. 히기에이아(그리스 신화 속 건강의 여신)는 그만 제 집으로 가라고 하십시오. 운동의 진실은 운동을 하는 즐거움 속에 있습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