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독서
가족의 죽음
제임스 에이지 지음, 문희경 옮김
테오리아·1만3500원 남편,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오지 못할 길로 떠났다. 아내, 그리고 죽음을 이해하기에는 어린 두 아이가 남았다. 강인했고,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겐 친절했으며, 아내에겐 다정한 농담을 던지고 아이들을 번쩍 안아올리던 아버지, 중산층의 신화 같은 그런 아버지가 포드 자동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사고를 당했다. 예기치 못한 죽음.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렸을 때 우리는 어떻게 버텨내는가? 상실의 고통을 <가족의 죽음>은 담담하게 그려낸다. 소설이면서도 시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글은 고요한데도 격렬하게 아프다. 갑작스런 상실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더 잘 이해할 것이다. 휘돌던 시간이 모두 느려지고 멎어버리고, “뒤로 곤두박질치는 것 같은, 그렇게 뒤집힌 채 영원을 가르며 추락하는 느낌”처럼. 아빠의 의자 냄새를 가만히 맡는 어린 소년의 뒷모습엔 씁쓸한 ‘어둠의 맛’이 서린다. 국내에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지만 제임스 에이지는 미국 20세기 문단의 총아다. 시인이자 영화비평가, 시나리오 집필가, 르포라이터로 다양한 저작 활동을 선보였다. 자전적 소설이자 유작인 <가족의 죽음>은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 타임 선정 100대 영문소설, 미 SAT 권장도서, 하버드대 문학강의 텍스트에 선정되는 등 미국 현대문학의 고전 반열에 올랐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제임스 에이지 지음, 문희경 옮김
테오리아·1만3500원 남편,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오지 못할 길로 떠났다. 아내, 그리고 죽음을 이해하기에는 어린 두 아이가 남았다. 강인했고,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겐 친절했으며, 아내에겐 다정한 농담을 던지고 아이들을 번쩍 안아올리던 아버지, 중산층의 신화 같은 그런 아버지가 포드 자동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사고를 당했다. 예기치 못한 죽음.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렸을 때 우리는 어떻게 버텨내는가? 상실의 고통을 <가족의 죽음>은 담담하게 그려낸다. 소설이면서도 시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글은 고요한데도 격렬하게 아프다. 갑작스런 상실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더 잘 이해할 것이다. 휘돌던 시간이 모두 느려지고 멎어버리고, “뒤로 곤두박질치는 것 같은, 그렇게 뒤집힌 채 영원을 가르며 추락하는 느낌”처럼. 아빠의 의자 냄새를 가만히 맡는 어린 소년의 뒷모습엔 씁쓸한 ‘어둠의 맛’이 서린다. 국내에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지만 제임스 에이지는 미국 20세기 문단의 총아다. 시인이자 영화비평가, 시나리오 집필가, 르포라이터로 다양한 저작 활동을 선보였다. 자전적 소설이자 유작인 <가족의 죽음>은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 타임 선정 100대 영문소설, 미 SAT 권장도서, 하버드대 문학강의 텍스트에 선정되는 등 미국 현대문학의 고전 반열에 올랐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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