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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동방견문록보다 앞선 아시아 여행기

등록 2015-08-20 20:51

잠깐독서
몽골제국기행
- 마르코 폴로의 선구자들

플라노 드 카르피니·윌리엄 루브룩 지음
김호동 역주/까치·2만5000원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은 중세의 베스트셀러이자, 세계사를 바꾼 책이었다. 과장과 허위가 섞였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오랫동안 유럽인이 바라보는 ‘이국’의 모습을 대변했으며 대항해 시대와 제국주의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동방견문록>보다 한 세대 앞선 아시아 여행기들이 존재한다. 플라노 드 카르피니와 윌리엄 루브룩이라는 두 수도사가 일찍이 몽골을 여행하고 기록한 보고서다. 1230년대 헝가리와 폴란드 등을 휩쓴 몽골의 침략은 유럽을 한동안 공포에 떨게 했다. 교황 인노켄티우스 4세는 1245년 몽골에 사절단으로 수도사 플라노 드 카르피니 등을 보냈다. 이와 별도로, 프랑스 루이 9세의 후원을 받은 윌리엄 루브룩은 1253년 몽골로 향했다. <몽골제국기행>은 바로 이들의 기록을 번역한 귀중한 사료다. 검게 불타는 돌(석탄), 종이로 만든 돈(지폐)처럼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긴 ‘상인’(마르코 폴로)의 여행기에 비해 ‘선교사’의 보고서는 다소 딱딱하지만, 기독교적 양식과 동떨어진 생활 풍습이나 성 관념을 묘사하는 부분이 상세하다. 동물의 내장까지 먹는 유목민들에 대한 경악, 활을 쏘는 젊은 여성들에 대한 놀라움, 금기인 문지방을 밟았다가 당하는 고초 등은 13세기 초 유럽인의 눈으로 본 아시아를 생생하게 전해 준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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