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만화로 보는 생물학의 신비

등록 2015-12-10 20:54

잠깐독서
김명호의 생물학 공방
김명호 글·그림/사이언스북스·1만6500원

박쥐가 빛이 없는 깜깜한 밤에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까닭은 무엇일까. 18세기 이후 박쥐가 시각 대신 촉각이나 미각, 후각, 청각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다양한 추론과 실험이 이어졌다. 19세기엔 ‘촉각 이용설’이 근거가 부족함에도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1920년 생리학자이자 음파 이론 전문가인 해밀턴 하트리지는 실험을 통해 시각과 촉각이 박쥐의 비행 능력과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지적한다. 질문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러는 사이 과학계에선 음파를 이용해 보이지 않는 것을 감지하려는 ‘음향학’이 무르익기 시작한다. 1937년 물리학자인 조지 피어스가 고주파수 소리 감지 장치를 개발해 도널드 레드필드 그리핀과 함께 박쥐가 고주파수 음을 방출한다는 것을 확인한다. 그리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후속 연구를 통해 박쥐가 입으로 음파를 보낸 뒤 귀로 이를 수신해 장애물을 피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처음 질문이 시작된 지 무려 150년만에 박쥐의 비밀이 규명된 셈이다. 음향학 발전 뿐만 아니라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은 수많은 과학자들의 노력 덕분이다.

<김명호의 생물학 공방>은 과학과 관련된 만화를 그려온 김명호 작가가 <한겨레> 과학 웹진 ‘사이언스온’에 연재한 ‘만화가의 생물학 공방’ 원고를 바탕으로 과학 만화책을 펴냈다. 이해하기 쉽지 않은 생물학의 세계를, 글과 그림을 통해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이다. 깊은 바다 밑이라는 가혹한 환경에서도 열대우림 못지 않은 수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다. 심해에서 생물이 살 수 없다는 ‘무생대 이론’이 깨어지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실험 설계와 도구가 어떻게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권위나 편견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엿볼 수 있다. 지은이는 과학 이야기를 만화로 그린다고 해서, 과학을 가볍게 다루고 싶진 않았다고 했다. “과학은 쉽지 않다. 쉬운 과학은 쉬운 지식만 줄 뿐이다. 쉬운 과학책이 아닌 친절한 과학책이 되고자 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