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의 경제가 사람 잡네”
안드레아 토르니엘리, 자코모 갈레아치 지음
최우혁 옮김/갈라파고스·1만3000원 교황의 경제학
에두아르 테트로 지음, 전광철 옮김
착한책가게·1만2000원 인간은 단순해졌다. 복잡한 이유로. 금융화, 세계화, 디지털화라는 다단한 ‘신흥종교’는 인간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간단히 나눈다. 못 가져서 소외되지 않으려면 자본의 쓸모가 돼야 한다. 자본주의의 기강은 선명하다. 돈이 남느냐. 돈이 남아야 나도 남는다. 세상은 복잡해졌다. 단순한 이유로. 윤리를 무시하는 경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윤리를 유린하는, “사람을 죽이는 경제”를 재임 기간 내내 정죄하고 있다. “나이든 노숙자가 길에서 얼어 죽는 것은 기사화되지 않으면서, 주가지수가 조금만 내려가도 기사화되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일인가? 이것이 바로 배척이다.”(교황 권고문 <복음의 기쁨> 53항) “부자의 빵에는 다른 이의 고통이 배어 있다. 부패한 사회가 쓴 빵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있다.”(2016년 2월14일 멕시코에서 한 강론) ‘경제 우성론’이 지배하는 세상에 ‘빈자 우선론’을 외치는 최대 종교 지도자. 세계는 그를 유례없는 눈으로 쳐다본다. 지난해 나온 ‘포프노믹스’ 책 2권이 번역 출간됐다. <“이놈의 경제가 사람 잡네”>는 베르골리오(교황의 본명) 인물론에 가깝고, <교황의 경제학>(원제: 돈의 장벽을 넘어)은 돈이라는 장벽, 즉 장애물을 통과하는 방법을 교황의 메시지로 활성화한다. <이놈의 경제…>는 교황과 한 대담까지 실어 그의 육성을 직접 들을 수 있다. “돈이 우상이 되고 무관심이 세계화된 (…) 오늘날을 완전하고 세밀하게 분석하는 것이 교황의 직무는 아니지만 (…) 막중한 임무”라는 프란치스코. 그가 “가난의 구조적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머뭇거리지 않는” 이유를 듣는다. “현실 문제의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비인간화 과정으로 이어지고, 다시 그 이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교황이 현대어로 번역해준 복음의 뜻은 이렇다. 금융 규제, 분배 정의, 복지 확대, 고용 안정. <교황의 경제학>은 ‘복음의 현대화’를 구체화한다. 공유경제 육성, 기본소득 보장, 고리 제한 등이 제시된다. “존재의 뿌리”인 인간 존엄을 돈 위에 두자는 이 지도자는 즉위 때 자신에 대한 기도를 부탁한 첫 교황이기도 하다. 그는 빈다. “주님, 목수로 일하는 당신은 행복했습니다. 저희에게는 일이 없습니다. 불의한 제도는 희망을 훔치려 합니다. 저희가 서로 도울 수 있도록 저희를 도우소서. 일을 위해 투쟁할 수 있게 하시고, 축복하소서.” 석진희 기자 ninano@hani.co.kr
안드레아 토르니엘리, 자코모 갈레아치 지음
최우혁 옮김/갈라파고스·1만3000원 교황의 경제학
에두아르 테트로 지음, 전광철 옮김
착한책가게·1만2000원 인간은 단순해졌다. 복잡한 이유로. 금융화, 세계화, 디지털화라는 다단한 ‘신흥종교’는 인간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간단히 나눈다. 못 가져서 소외되지 않으려면 자본의 쓸모가 돼야 한다. 자본주의의 기강은 선명하다. 돈이 남느냐. 돈이 남아야 나도 남는다. 세상은 복잡해졌다. 단순한 이유로. 윤리를 무시하는 경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윤리를 유린하는, “사람을 죽이는 경제”를 재임 기간 내내 정죄하고 있다. “나이든 노숙자가 길에서 얼어 죽는 것은 기사화되지 않으면서, 주가지수가 조금만 내려가도 기사화되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일인가? 이것이 바로 배척이다.”(교황 권고문 <복음의 기쁨> 53항) “부자의 빵에는 다른 이의 고통이 배어 있다. 부패한 사회가 쓴 빵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있다.”(2016년 2월14일 멕시코에서 한 강론) ‘경제 우성론’이 지배하는 세상에 ‘빈자 우선론’을 외치는 최대 종교 지도자. 세계는 그를 유례없는 눈으로 쳐다본다. 지난해 나온 ‘포프노믹스’ 책 2권이 번역 출간됐다. <“이놈의 경제가 사람 잡네”>는 베르골리오(교황의 본명) 인물론에 가깝고, <교황의 경제학>(원제: 돈의 장벽을 넘어)은 돈이라는 장벽, 즉 장애물을 통과하는 방법을 교황의 메시지로 활성화한다. <이놈의 경제…>는 교황과 한 대담까지 실어 그의 육성을 직접 들을 수 있다. “돈이 우상이 되고 무관심이 세계화된 (…) 오늘날을 완전하고 세밀하게 분석하는 것이 교황의 직무는 아니지만 (…) 막중한 임무”라는 프란치스코. 그가 “가난의 구조적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머뭇거리지 않는” 이유를 듣는다. “현실 문제의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비인간화 과정으로 이어지고, 다시 그 이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교황이 현대어로 번역해준 복음의 뜻은 이렇다. 금융 규제, 분배 정의, 복지 확대, 고용 안정. <교황의 경제학>은 ‘복음의 현대화’를 구체화한다. 공유경제 육성, 기본소득 보장, 고리 제한 등이 제시된다. “존재의 뿌리”인 인간 존엄을 돈 위에 두자는 이 지도자는 즉위 때 자신에 대한 기도를 부탁한 첫 교황이기도 하다. 그는 빈다. “주님, 목수로 일하는 당신은 행복했습니다. 저희에게는 일이 없습니다. 불의한 제도는 희망을 훔치려 합니다. 저희가 서로 도울 수 있도록 저희를 도우소서. 일을 위해 투쟁할 수 있게 하시고, 축복하소서.” 석진희 기자 nin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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