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바우만의 ‘현대성’ 뿌리 궁금하다면

등록 2016-03-03 20:47수정 2016-03-03 20:47

사회주의, 생동하는 유토피아
-‘저 너머’를 향한 대담한 탐험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윤태준 옮김
오월의봄·1만6000원

‘유동하는 현대’와 같은 독창적인 개념으로 현대성을 탐구해온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이 70년대에 처음 펴냈던 책이 번역되어 나왔다.(2010년 개정판 번역)

<사회주의, 생동하는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는 곳”이 아니라 “갈망해야 할 곳”으로서 생동하는 ‘유토피아’의 의미를 강조하고, 자유주의-자본주의를 극복할 유토피아로서 사회주의의 의미를 되새기는 책이다. 자본주의 체제가 이대로 영속할 수 있다는 우려와 현실 사회주의 국가의 실패에 대한 비판 등 70년대 상황으로부터 나온 지은이의 유토피아 이론은 그 뒤로 발전된 ‘현대성’에 대한 천착의 뿌리와 궤적을 엿보게 한다.

지은이는 사회주의 유토피아는 목표가 아니라 방향으로서, 현대 사회의 ‘지배문화’가 된 자본주의-자유주의의 ‘반문화’로서 의미가 있다고 제시한다. ‘반문화’란 개념에는 ‘반대’와 함께 ‘연속’이라는 뜻이 담긴다. 부르주아의 유토피아였던 자본주의-자유주의는 정치적인 영역에서 평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개인의 자유’를 앞세웠고, 이는 전근대적인 체제를 무너뜨리는 힘을 발휘했다. 그리고 현대성을 규정하는 지배문화가 되어 현대인의 일상생활을 촘촘하게 좌우한다. 이에 대해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자유주의가 제시한 ‘호모 폴리티쿠스’를 넘어, 불평등이 남아 있는 모든 영역으로 평등의 이상을 확장하려는 반문화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 사회주의 국가의 실패에 대한 진단과 안토니오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의 영향이 두드러진다. 지은이는 소비에트 실험이 사실상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자본주의-자유주의의 확장이나 부정이 아닌 대체재로서 수용”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진단한다. 자본주의적 문화는 이제 현대인의 모든 영역에 스며들어 ‘상식’이란 이름의 헤게모니로 작동하는데, 정치권력의 의지만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필연적으로 약속된 것”이 아닌, 현재에 끊임없이 조응하며 생동할 수 있는 원천으로서 사회주의 유토피아를 강조한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