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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소설처럼 읽는 ‘현재 중동 격변의 뿌리’

등록 2016-05-19 20:22수정 2016-05-20 10:27

아랍
-오스만 제국에서 아랍 혁명까지

유진 로건 지음, 이은정 옮김/까치·3만원

아랍의 근대는 1516년 오스만튀르크 제국이 이집트의 맘루크 왕조를 정복한 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스만제국은 이를 시작으로 아랍의 주요 영역을 모두 정복했다. 오스만제국의 통치는 현대의 아랍과 중동을 규정하는 배경이다. 하지만 국내에 소개된 아랍 혹은 중동 역사서 가운데 이 시기를 아랍의 관점에서 얘기하는 것은 거의 없다. 유럽 제국들과의 각축에서 몰락해가는 오스만제국을 묘사할 뿐이다.

오스만제국 치하에서 이집트 등 아랍의 각 지역은 현지화된 세력들이 다스리는 가신국 혹은 봉국으로서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역사를 갖고 있다. 1820년대 이집트의 무함마드 알리 왕조는 거꾸로 오스만제국의 정복에 나서 붕괴 일보 직전까지 몰아넣기도 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중동사 교수 유진 로건이 쓴 <아랍>의 미덕은 현대 아랍이 성립되는 계기로 간주되는 1차대전 뒤 영국과 프랑스의 중동분할인 사이크스-피코 협정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국내에 소개된 어느 중동 역사서보다도 친절히 말해준다는 거다. 현재 중동에서 벌어지는 격변의 뿌리는 결코 20세기 초 제국주의 세력들의 중동 분할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로건은 “언어와 역사를 배경으로 공동의 정체성을 가지는 아랍인들은… 한 민족인 동시에 여러 민족으로 이루어져 있다”며 아랍의 공통성과 다양성을 균형있게 서술한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서는 아랍의 근대 이후를 이슬람이라는 한 잣대와 제국주의 세력 분할의 영향이라는 관점에서 정치사 중심으로만 이야기해왔다. ‘오스만 제국에서 아랍 혁명까지’라는 부제가 말하듯, 로건은 아랍의 봄 등 최근의 사태까지도 천착한다. “서구인들은 자신들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 아랍과 이슬람 세계로부터 야기된다고 생각하지만, 아랍과 이슬람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 삶의 가장 큰 위협이 서구로부터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800쪽이나 되는 두터운 책이나, 아랍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녹아들어가 쉽게 읽힌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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