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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단순한 삶이 더 반짝인다

등록 2016-07-28 19:17수정 2016-07-28 19:30

잠깐 독서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장석주 생태 산문집
장석주 지음/문학세계사·1만2000원

제목대로다.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는 단순한 삶을 예찬한다. 이런 모습의 삶이다. “아침 식사는 곶감 하나, 사과 한 알, 두유 한 잔이 전부다.” “무명 옷 한 벌, 모자, 그리고 오래된 구두를 신는다. 이것만으로도 오솔길을 걷고, 이웃집 나들이에 부족함이 없다.” “잘 때는 몸을 덮을 무명 이불 한 채, 베개 하나면 족하다. 이웃이 비단 금침을 덮는다 해도 내게 부족함이 없으니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자본주의 경쟁사회 탈락자의 정신승리 지침서 따위와는 거리가 멀다. 소식과 작은 집, 소략한 집기와 더불어 “고독이라는 친구, 떳떳한 양심, 읽을 만한 책 한 권”을 함께 권한다. 그러면 “나는 생기로 충만하다”고 자부한다. “행복이 ‘사소한 일에서 순간순간 느끼는 따스한 감정의 총합’이라면 나는 행복하다.”

지은이는 작가이자 편집자, 출판사 경영자로 보낸 서울에서의 삶을 2000년 여름 접었다. 경기도 안성으로 내려가 열두 해를 산 뒤 지금은 서울과 안성을 오가며 산다. 시골살이의 체험에 바탕해 단순함을 삶의 본질로 길어올릴 수 있었다. ‘자발적 가난’을 마다하지 않았던 선각 스승들의 생각에도 빚졌다. 디오게네스, 장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 니어링 부부, 법정 스님,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수사들….

“어떤 구절이 (…) 반짝인다면 그건 스승들의 것이고, 우둔하고 몽매한 부분이 있다면 그건 다 내 몫이다.” 이건 겸양으로 들린다. 문장들은 곳곳에서 반짝인다. 그걸 발견하는 재미만으로도 읽을 이유는 충분하다. “태양을 잃었다고 울지 마라, 눈물이 앞을 가려 별을 볼 수 없게 된다”는 타고르의 노래를 인용해 풀어가는 ‘작은 것이 크다’ 편은 사금 가득한 모래밭이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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