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학 역사 검토하며 ‘대학 위기’ 진단
전인교육에서 근대적 전문성 중심으로
“배움의 공동체란 원래 이상 회복해야”
전인교육에서 근대적 전문성 중심으로
“배움의 공동체란 원래 이상 회복해야”
앤드루 델반코 지음, 이재희 옮김/문학동네·1만5000원 대학의 상업화, 학력자본의 양극화, 비정규직 교수의 급증, 인문학·교양교육의 실종 등 ‘대학의 위기’는 전세계적으로 뜨거워지고 있는 발등의 불이다. 앤드루 델반코 미국 컬럼비아대 영문학 교수가 2012년에 펴낸 <왜 대학에 가는가>는 대학의 의미에 대해 근본적이고 원칙적인 접근을 시도한 책이다. 미국 대학에 대해 썼지만, 한국의 현실을 대입해도 일맥상통하는 진단과 분석을 읽을 수 있다. 대학을 바라보는 지은이의 기본 철학은 “배움의 공동체”라는 말로 압축된다. 지은이는 “대학이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나에게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알려달라’고 표현한 것보다 더 나은 문구를 지금껏 접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교육은 타인과의 협력으로 더욱 폭넓은 삶의 관점을 만들어가는 것이며, 대학은 그 과정이자 공간이라는 인식이다. 지은이는 오늘날 ‘대학의 위기’에 대해 “어떻게 여기까지 왔고,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하나” 묻는 방식으로 답을 찾으려 한다. 미국 대학의 기원은 17세기 초 영국국교회에 저항해 영국을 떠나 신대륙으로 온 ‘청교도’(프로테스탄트)들로부터 찾을 수 있다. 종교적 삶과 이를 위한 교육을 중시한 이들은 1636년 영국 대학을 본보기 삼아 뉴잉글랜드 뉴타운(지금의 케임브리지)에 대학을 세웠다. 이 대학은 주요 기증자였던 존 하버드의 이름을 따 하버드 칼리지가 됐고, 그 뒤로 윌리엄 앤드 메리 칼리지(1693년), 예일 대학교(1701년), 프린스턴 대학교(1896년) 등이 잇따라 생겼다. 이런 초기 대학들은 그 종교적 배경 때문에 “지성은 물론 신체와 영혼을 아우르는 전인교육”을 목표로 삼았고, “천부적으로 평등하게 태어난 사람들이 토론하고 논쟁하면서 진리를 발견한다는 최초의 민주주의적 인식 또한 품고 있었다”.
종교적 삶과 교육을 중시한 청교도들은 1636년 영국 대학을 본보기로 삼아 지금의 케임브리지에 대학을 세웠다. 이 대학은 주요 기증자였던 존 하버드의 이름을 따 하버드 칼리지가 됐고, 그 뒤로 윌리엄 앤드 메리 칼리지(1693년), 예일 대학교(1701년), 프린스턴 대학교(1896년) 등이 잇따라 생겼다. 사진은 하버드대의 모습. GAMMA,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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