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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도시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 생각만 해서 되나요

등록 2016-10-06 19:55수정 2016-10-06 20:08

잠깐 독서
도시의 발견-행복한 삶을 위한 도시 인문학
정석 지음/메디치미디어·1만5000원

2011년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뉴질랜드 남섬의 도시 크라이스트처치 도심부는 폐허가 된다. 이 도시의 재건을 맡게 된 덴마크의 건축가 얀 겔과 동료들은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하자마자 시민들에게 ‘어떤 도시를 원하느냐’고 묻는다. 인구 50만명 가운데 10만여명이 질문에 답했다. 그들이 원하는 도시는, 저층이었다. 길가에 가게가 늘어서 있고 곳곳에 앉아 쉴 수 있는 그런 도시 말이다. 많은 건물이 파괴됐지만, 추억이 담긴 장소들을 최대한 보존해줄 것도 원했다. 그러나 기업과 건물주들이 원하는 건 고층도시였다. 뉴질랜드 정부가 참여한 가운데 당사자들은 여러차례 협의를 했고 결국 7층 이하의 저층도시 계획안이 확정됐다.

북촌 한옥마을·인사동 보전 등 도시설계 연구 프로젝트를 해 온 정석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가 그동안 써왔던 글을 기반으로 ‘살기 좋은 도시를 꿈꾸는’ 시민들을 위한 도시학 입문서를 펴냈다. <도시의 발견>에서 정 교수는 크라이스트처치가 저층 도시로 재건될 수 있었던 건, 시민들이 자신의 욕구를 분명하게 표출한 덕분이라고 짚는다. 시민들은 살기 좋은 도시를 원하는 반면, 기업은 팔기 좋은 도시를 원하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책 서두부터 말미까지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행복하려면, 도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시를 바꾸기 위해선? 도시를 알아야 한다. 도시에 대한 오해·재개발 작동원리·국내외 도시혁신 사례가 차례로 소개된다. 우리 이웃들도 더 나은 삶터를 일구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 삼덕동 주민들은 단독주택 담장을 허물어 골목공원을 조성했고, 서울 사당동 주민들은 주차장 대신 마을공원을 택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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