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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10·28건대항쟁’으로 되새기는 80년대 학생운동

등록 2016-10-27 19:31수정 2016-10-27 20:07

잠깐 독서
학생운동, 1980 -10·28건대항쟁을 중심으로
10·28건대항쟁계승사업회 기획, 김석 외 지음/오월의봄·1만6000원

1986년 10월28일 건국대학교에 약 25개 대학의 학생 2000여명이 모였다. 애초 반외세반독재애국학생투쟁연합(애학투련)이 결성한 이 집회는, 이들을 ‘용공세력’으로 몰아 진압하려는 공권력에 대항하는 3박4일 점거농성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1525명이 연행되고 1288명이 구속됐는데, 이는 건국 뒤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많은 구속자를 기록한 사건이었다.

10·28건대항쟁계승사업회에서 ‘10·28건대항쟁’ 30년을 기념하며 펴낸 이 책은 1980년대 학생운동의 흐름 전체를 조망한다. 학생운동을 경험했거나 주도한 세대의 소장학자들이, 10·28건대항쟁을 계기로 80년대 학생운동에 대해 여러 관점의 비평을 내놨다. 한국의 정치 지형과 담론을 바꾼 1987년 6월항쟁은 “광주항쟁을 동력으로 삼았던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으로 가능했다”는 것이 80년대 학생운동에 대한 일반적 서술이다. 따라서 80년대 학생운동을 조망하는 것은 ‘민주화 이후’를 고민하고 곧 ‘87년 체제’를 넘기 위한 해법을 찾는 노력으로 이어진다.

그런 점에서 “80년대 학생운동의 비극적인 이념적 급진성”을 지적하는 박영균의 분석이 눈에 띈다. 80년대 학생운동은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는 주체가 되길 꿈꿨으나, 실제로 쟁취한 것은 70년대 반유신투쟁 연장선상의 직선제 개헌이었다. 그는 80년대 학생운동의 이념적 급진성을 실천적으로 되살려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80년대 학생운동이 “한국 경제 내부의 근본적 구조 변화 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김정주의 지적도 날카롭다. 신군부와 엘리트 관료의 결합으로 이미 신자유주의가 자리를 잡아갔는데, 이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학생운동과 ‘반미주의’의 연계, 저항적 자살의 의미와 심리를 파헤친 글도 한 세대를 지난 지금 되새겨볼 만하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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