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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판타지 영화못지 않은 19세기 ‘성경 판화’

등록 2017-02-09 19:46수정 2017-02-10 11:07

잠깐 독서
도레의 판화와 함께 보는 성경
차기태 지음/필맥·2만5000원

프랑스의 삽화가 귀스타브 도레(1832~83)는 ‘근대 일러스트레이션의 아버지’라 불린다. 그는 단테의 <신곡>을 비롯해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밀턴의 <실낙원> 등 고전 문학작품에 상상력을 자극하는 삽화를 정교한 필체로 그려넣어,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을 받아왔다.

도레의 가장 유명한 작업 가운데 하나는 성경의 내용을 소재로 한 판화들이다. 기자 출신 작가로 <미술작품을 곁들인 에피소드 서양문화사>를 펴내기도 했던 차기태씨는 최근 도레의 성경 판화에 해당 에피소드를 압축해 담은 책을 펴냈다. <도레의 판화와 함께 보는 성경>에서 지은이는 “서양문명의 두 줄기는 그리스 문명과 그리스도교”라며, “성경을 통독하고 싶지만 엄두를 내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성경 입문서”라고 밝혔다.

성경 속 에피소드들을 하나하나 그려낸 도레의 판화는 사실적이면서도 극적이다. 거칠면서도 섬세한 묘사는 옛날 중동 지역의 모습이 실제로 저랬을 것 같다는 느낌을 주는 한편, 극적인 구도와 과감한 표현, 빛과 어둠의 강렬한 대비 등은 이야기가 담고 있는 분위기까지 전달한다. ‘요한묵시록’을 다룬 그림 등에선 오늘날 판타지 영화 못지않은 상상력이 번뜩인다.

구약, 구약 외경, 신약을 모두 포괄한 방대한 성경 속에서 도레가 어떤 에피소드를 잡아내었는지 살피는 재미도 있다. 주관적인 해설을 배제하고 에피소드 핵심 내용만을 간결하게 담은 지은이의 필력도 만만찮다. 지은이는 “신약은 예수를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거룩하고 선한 말씀과 행적을 기록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구약은 이스라엘의 민족설화에 가깝다는 생각”이라고 밝힌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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