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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국제법 연구로 외교 떠받친 백충현 교수 전기

등록 2017-04-13 18:49수정 2017-04-13 18:59

잠깐 독서
국제법학자, 그 사람 백충현-독도와 외규장각 의궤를 지켜낸 법학자의 삶
이충렬 지음/김영사·1만4000원

김수환 추기경, 간송 전형필, 혜곡 최순우 등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꼭 기억해야 할 인물들의 삶을 추적해온 전기 작가 이충렬씨가 이번에는 국제법학자인 고 백충현(1938~2007) 서울대 명예교수의 전기를 펴냈다. 백 교수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 무대에서 국가와 민족의 이익이 걸린 외교 문제들을 국제법으로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한평생 노력한 인물이다. 프랑스가 보유한 외규장각 의궤의 조건 없는 반환, 재일동포 처우 개선, 일본군 위안부 문제 책임 규명 등에 중요한 구실을 했고, 아프가니스탄 인권 문제를 조사하는 유엔인권위원회 특별보고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특히 이 책에서는 독도 영유권 수호를 위해 기울인 노력을 소개하며, 그가 입수한 <관판실측일본지도>의 이미지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메이지 유신 뒤인 1870년 일본 정부가 간행한 이 지도는 근대 일본 지도의 ‘모본’이지만, 그 속에 울릉도와 독도는 일본의 영토로 표시되어 있지 않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반박하는 결정적 사료다. 백 교수는 1억원의 사비를 들이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여 1997년 일본에서 지도를 입수하는 데 성공했지만, 당시 한국과 일본이 ‘신한일어업협정’ 체결을 논의하고 있던 상황을 고려해 발표를 뒤로 미뤄뒀다고 한다.

지은이는 백 교수가 “외교의 힘은 항상 법적 이론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정당한 방법으로 행사될 수 있다”는 신념을 품고 있었다고 한다. 백 교수는 외규장각 의궤 반환의 결실을 보지 못하고 2007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국제법적으로 못박으려던 저서 <독도와 국제법>도 미완으로 남았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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