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세월호특조위 조사관의 임무는 끝나지 않았다

등록 2017-06-08 19:00수정 2017-06-08 19:34

외면하고 회피했다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 모임 지음/북콤마·1만2500원

2015년 8월 활동을 시작해 조사 기한을 다 채우지 못한 채 2016년 9월 강제 종료된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특조위). 조사관 31명은 세월호특조위가 해산된 뒤 와이엠시에이(YMCA)전국본부가 마련해준 서울 마포구의 한 사무실에 자리를 잡고 민간인 신분으로 조사 활동을 이어나갔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를 조사한 결과를 담은 책을 지속적으로 출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외면하고 회피했다>는 그 첫번째 결과물이다.

조사관들은 책 한 권에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방대한 세목을 모두 욱여넣겠다는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대신 참사 당일 정부의 대응 체계와 행적을 꼼꼼히 정리해 책임 소재를 가려내는 데 집중했다. 참사 당시 국가엔 ‘책무성’이란 개념이 없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말하는 책무성이란 ‘국가가 재난에 대응할 때 누가 의사 결정에 책임이 있고, 누가 그 결정을 실행했는지, 더 나아가 그 결정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할 때 시민은 거기에 어떻게 도전할 수 있는지를 시민에게 밝히는 것.’ 사건 발생 직후 ‘행정 집행’을 해야 할 해경,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청와대와 대통령까지 일관되게 외면하고 회피했다. 정부 책임 주체들의 머릿속엔 ‘책무성’ 대신 ‘보신’만이 자리잡고 있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책에는 ‘했어야 했다’로 끝나는 문장이 잦게 나타난다. 참사 당일 각 책임 주체들의 시간별 행적을 비교하면서 ‘누락된 것’과 함께 ‘조처했어야 하는 사항’을 기록해서다. 잊지 않아야 할 것은 희생자의 이름만이 아니다. 상부 보고와 부처간 떠넘기기에 매몰돼 마땅히 했어야 했던 일을 하지 않았던 이들을 잊지 않아야 한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