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일제식민통치기구사전-통감부·조선총독부 편>.
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 함세웅)가, 일제가 조선을 식민지로 통치하려고 동원했던 기구들을 연구해 사전 형식으로 정리한 <일제식민통치기구사전―통감부·조선총독부 편>(통치기구사전)을 펴냈다. 연구소는 1994년부터 ‘일제강점기 사전 편찬 작업’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해왔으며, 2009년엔 친일 인사 4700여명의 행적을 담은 <친일인명사전>을 펴낸 바 있다.
이번에 낸 통치기구사전은 을사늑약으로 사실상 국권을 상실한 1905년부터 1945년 해방될 때까지 존속했던 통감부와 조선총독부의 기구들을 망라해 모두 248개(통감부 26개, 조선총독부 222개)를 실었다. 연구소는 “그동안 본부를 비롯한 일부 부서들만 알려졌을 뿐 상당수의 기구들은 극히 소략한 정보만을 알 수 있었거나 아예 파악조차 되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라며 “전체를 종합적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은 이 사전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특히 연구소는 140여개에 이르는 조선총독부의 각종 위원회를 정리한 것을 주된 성취로 꼽았다. 일제는 한시적인 성격의 여러 위원회를 통해 식민지 조선의 현안 문제를 처리하곤 했는데, 이 위원회 연구를 통해 일제 식민지배의 특성을 규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업적’ 친일 인사들이 위원회를 비롯한 관료기구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흐름도 눈에 띈다. 또 정부 수립 뒤 새마을운동, 새마음운동, 기부금품모집규제법으로 이어진 농촌진흥운동, 심전개발운동, 기부금품모집취체규칙 등 각종 법령이나 정책의 원형도 찾아볼 수도 있다.
연구소는 이번 통감부·조선총독부 편에 이어 <일제식민통치기구사전―일본군·국영기업·관변단체 편>도 후속으로 펴내는 등 일제강점기 각 부문의 기초자료 조사와 정리를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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