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양 지음, 장용원 옮김/흐름출판·1만6000원 <보통 사람들의 전쟁>은 미국 이야기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한국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 새삼 놀란다. 평범한 ‘우리’들에게 소중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음을 상기하며, 이런 현실에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아우성을 전쟁이라 칭한다. 혁명이라 일컫는 기술발달의 본질은 효율성이다. 이 중대한 근원적 변화는 일자리를 앗아간다. 효율성이란 단일 기준 아래에서 우리는 피말리는 생존경쟁에서 헤어나올 길이 없다. 특히 책에 담긴 미국 청년들의 모습이 더더욱 암울하게 한다. 저자가 “끊임없는 압박이 삶의 일부가 된” 세대라고 규정할 때, 우리 현실을 돌아볼 수밖에 없다. 미래를 희망으로 바라볼 수 없는, 어두운 청춘은 국경 없이 존재하고 있다. “학력 위주 사회의 꼭대기에 올라가려는 대규모 경쟁에서 승리한 젊은이들조차도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뭔가 크게 잘못된 것”이라는 대목에 크게 공감이 간다. 저자는 ‘인간적 자본주의’를 제안한다. 그는 대인관계적 기술에 바탕한 직업은 미래에도 살아남을 것이라 전망하지만, 그보다 일과 돈이 연계될 필요가 없는 미래를 주장한다. 인공지능(AI)이 생각하고 로봇과 자율주행차가 움직이는 미래에, 효율성과 무관하게 일하는, 인간다운 삶이 불가능할 리 없다. ‘기본소득제’ 등 새로운 사회계약을 통해 기술혁명 시대의 불평등을 극복하자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을 비롯한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는 저자의 요지는 명쾌하다. “인간이 시장을 위해 일할 것이 아니라, 시장이 인간을 위해 일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고용절벽을 마주한 한국사회가 새겨 들어야 할 제언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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