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라인 위버 지음, 이지영 옮김/a9press·2만원 의외로 우리는 연필에 대해 이미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 어렸을 때 주로 썼던 흐릿한 연필심 2HB, 미술 시간에 썼던 4B, 크로키를 그리는 콩테, 노란 연필 기둥 끝에 분홍색 지우개가 달린 육각 연필과 시험 볼 때 필수였던 컴퓨터용 연필까지. 연필 회사인 파버카스텔과 톰보, 스테들러의 이름도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봤던 듯하다. 심지어 “사랑을 쓸 때는 연필로 써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익숙해서 놓쳤던 연필의 ‘숨겨진 이야기’가 한 책에 담겼다. 흑연은 발견부터가 신비롭다. 1560년대 영국 어느 호수 지역에 강한 돌풍이 치던 날 물푸레나무가 뿌리째 넘어지며 그 지하에서 ‘미지의 광물’이 나타났다. 이것을 한 양치기가 발견해 양 떼를 표시하는 데 쓰기 시작했다. 흑연과 다이아몬드는 원소의 구조가 놀랍도록 유사하지만, 흑연은 완전히 지워질 수 있고 다이아몬드는 사실상 파괴할 수 없다는 상반된 성질을 갖고 있다는 점도 신비로움을 더한다.
니콜라-자크 콩테의 이름을 딴 콩테 크레용은 흑연이나 안료에 왁스나 점토를 섞어 만든 막대이다. a9press 제공
월트 디즈니를 포함한 애니메이터들이 가장 좋아하는 블랙윙 602는 21세기 중반 에버하르트 파버의 주요 제품 중 하나다. a9pres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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