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거게임
조시온 글, 임미란 그림/씨드북·1만3000원
“앵거게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서해는 휴대전화에 ‘앵거게임’ 앱을 깔았다. 그러자 화가 날 때마다 휴대전화에 “화를 내며 공격하겠습니까? 예/ 아니오”라는 메시지가 떴다. 동생 편만 드는 엄마에게 심통이 난 날, 아이는 공격 메시지가 뜬 걸 보고 “네” 버튼을 눌렀다. 순식간에 아주 뾰족한 말이 현관문 쪽으로 날아갔다. “엄마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뭐라 그래!” “쾅!”
그런데 공격한다는 버튼을 누를 때마다 휴대전화의 게임 에너지가 줄었다. 그리고 다른 알림창이 떴다. 화를 다스리는 데 도움을 주는 메시지였다. “당신은 화가 났습니다. 잠시 멈춰서 ‘푸우!’ 하고 천천히 숨을 내쉬세요. 그리고 크게 들이마셔 보세요. 이 과정을 세 번 반복하세요.”
<앵거게임>은 초등학교 교사이자 ‘좋아서 하는 그림책 연구회’ 운영진인 조시온 작가가 내용을 쓴 그림책이다. 누군가가 자신의 별명을 부르며 놀리거나 자기 물건을 함부로 만질 때 등 학생들이 화내는 순간을 유심히 관찰해 이 이야기를 썼다.
조 작가는 주인공 서해의 감정변화를 보여주며 화라는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도록 돕는다. 그는 “화는 나쁜 게 아니라 화를 잘못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게 문제”라며 “화는 나에게 소중한 것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찾게 도와주는 아주 특별한 감정”이라고 강조한다.
임미란 작가는 마치 독자가 휴대전화 화면을 통해 앵거게임에 직접 참여하는 것처럼 각 장면을 그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콕 생활’을 하느라 답답한 아이들과 부모들이 짜증, 불안감, 두려움 등 어두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풀어야 할지 서로 이야기하면서 함께 읽으면 좋을 듯싶다. 6살 이상.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