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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재건축·재개발·코로나19로 쌓여가는 ‘쓰레기 난제’

등록 2020-04-17 06:00수정 2020-04-17 11:38

경기도 화성의 한 야산에 불법 투기된 쓰레기들. 이상북스 제공
경기도 화성의 한 야산에 불법 투기된 쓰레기들. 이상북스 제공

일급 경고

최병성 지음/이상북스·2만원

“서울과 경기도 및 인천시가 사용 중인 수도권 매립지의 수명이 채 5년도 남지 않았다. 새로운 매립지를 조성하는 데에 7∼10년이 걸린다. 제2의 쓰레기 대란이 예고되는 이유다.”

<일급 경고: 쓰레기 대란이 온다, 그 실상과 해법>을 쓴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의 경고는 섬뜩하다. 2018년 4월 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이 폐비닐 등의 수거를 거부하면서 ‘쓰레기 대란’이 벌어진 데 이어 또 한 차례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을 거라는 얘기다.

쓰레기는 줄지 않는데, 처리할 곳은 부족하다. 수도권 매립지 3곳 가운데 2곳이 2000년 10월, 2018년 10월 각각 매립이 종료됐다. 2018년부터 쓰고 있는 제3매립장은 2025년 8월까지 매립이 예정돼 있지만 반입량이 폭증해 조기 포화하면 더 일찍 문을 닫을 수도 있다.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는 지난 1월부터 매립지 수명을 조금이라도 연장하려고 수도권 매립지에 들어오는 생활쓰레기 반입량을 지자체별로 제한하는 반입총량제를 실시하고 있다. 할당된 반입량을 초과하는 지자체는 반입 초과분에 대한 수수료를 내고 5일간 반입 정지를 당한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비닐장갑, 마스크 등 일회용품과 배달 포장재 등 생활 쓰레기가 증가해 쓰레기 대란의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나 각 가정의 생활폐기물 줄이기 캠페인에 열을 올리지만 지은이는 매립지의 수명을 단축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재개발과 재건축 때 나오는 건설 폐기물을 꼽는다. 환경부가 발표한 2017년 전국 폐기물 일일 발생량 조사를 보면 47.3%는 건설 폐기물, 39.8%는 사업장 폐기물, 12.9%는 생활 폐기물로 나타났다. 전체 폐기물량의 87.1%가 건설·사업장 폐기물인 셈이다. “건설 폐기물의 반입량 감축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수도권 매립지의 수명 단축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지은이는 내다봤다.

건설 폐기물의 발생량을 줄이고 재활용하는 것은 수도권 매립지의 수명을 연장하는 최선의 길이다. 지은이는 건설폐기물 재활용이 “공공성을 가진 중요한 사업”이라며 “재활용 정책 마련과 기술 개발에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 중요한 건 “재건축·재개발의 남발을 막는 것”이다.

꼼꼼한 현장 취재와 치밀한 연구로 ‘4대강 사업의 허구성’을 밝힌 책 <강은 살아있다>(2010)를 썼던 지은이는 이번에도 전국 쓰레기 매립지 취재를 통해 현장감을 살린다. 단행본 14권, 보고서와 논문 60편 등의 선행연구를 검토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책에는 전국의 방치 폐기물 현황, 폐기물 발생량 변화 추이, 도시 생활 폐기물 소각장 소각재의 중금속 함량 등 통계 자료도 빼놓지 않고 실었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길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오늘날 지구는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앙의 단계에 와 있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조금 더 소박한 삶’이라는 불편함을 살아갈 용기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때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폐지 수거업체에서 수거한 폐지들. 이상북스 제공
폐지 수거업체에서 수거한 폐지들. 이상북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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