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필적
조 용 미
연등천장 아래 비스듬히 기대앉아
서까래를 바라본다
매화 필 적,
당신의 매화필적을 따라 봄 산천을 헤매 다닌다
따스한 공기가 연등천장 위로
아른아른 올라가는 걸 바라본다
문 앞에 마지막 라일락이 피었을 때,
꼭 그 순간에
힌데미트의 진혼곡을 듣는다
분청 넝쿨무늬 사발에 담을 것이 필요하다
의심이 많은 시는 건져낸다
어떤 사랑도 슬프기만 할 수는 없다
-시집 <당신의 아름다움>(문학과지성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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