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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나무의 깊은 주름을 본 적 있나요?

등록 2020-06-12 06:01수정 2020-06-12 09:53

겨울, 나무
김장성 글, 정유정 그림/이야기꽃·1만2000원
이야기꽃 제공
이야기꽃 제공

녹음이 짙어지는 초여름, 나무는 푸른 잎을 틔우고 알록달록한 꽃을 피운다. 과일나무는 열매를 주렁주렁 맺는다. 화려하고 풍성한 여름의 나무는 시간이 지나면 잎과 꽃, 열매를 하나둘 떨어뜨린다. 가지와 줄기만을 오롯이 드러내는 겨울의 나무가 된다.

<겨울, 나무>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나무의 모습을 그린 그림책이다. 청년기, 중장년기에서 노년기로 넘어가는 삶의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2015년 <민들레는 민들레>로 세계 최고 권위의 그림책 상인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은 김장성 작가가 쓰고 <나뭇잎은 왜 단풍이 들까요> 등을 펴낸 정유정 작가가 그렸다.

내용은 경의선숲길을 따라 걸어서 출근하던 김 작가의 눈길에서 비롯했다. 겨울 햇빛에 반짝이는 나무의 앙상한 가지를 바라보며 그동안 눈여겨 보지 않았던 나무에 관한 단상을 시로 담았고 그 시가 이 책의 글밭이 된 것이다. “꽃 핀 적엔 보지 못했네/ 꽃 잔치 받치던 잔가지들// 잎 난 적엔 보지 못했네/ 뻗으려 애쓰던 가지의 끝들// 굳건하던 줄기와 억센 뿌리들/ 단풍 들고 낙엽 지고 서리 내리고/ 꽃도 잎도 열매도 떠난/ 겨울, 지금에야 나는 보았네.”

수채화풍의 그림이 더해진 책은 서정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정 작가는 나무의 투박한 줄기, 벌레 먹은 자리들, 움푹 패인 자국 등 세월의 흔적을 품은 나무의 모습을 섬세한 터치로 그렸다. 오랜 세월 버텨온 한 그루의 나무가 마치 인생 풍파를 견뎌온 한 어르신의 모습 같다. 전 연령.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그림 이야기꽃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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