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즘과 싸운 여성들
캐스린 J. 애트우드 지음, 곽명단 옮김/돌베개·1만5000원
당연히, 여성들도 나치 정권에 맞서 싸웠다. 우리가 기억하는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 이름이 대개 남성이라 할지라도 그러하다. 각종 전쟁에서 여성들의 용기있는 삶을 기록해온 작가 캐스린 애트우드가 히틀러의 행위에 분개하고 행동에 나섰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책은 독일, 폴란드,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영국,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저항운동을 벌인 여성 26명의 삶을 소개한다.
“우리는 이 괴물 같은 국가를 하루빨리 막아 세워야 한다. 이 전쟁에서 나치 독일이 승리한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수업을 끝낸 학생들이 나오는 찰나, 대학 강의실 밖 계단 위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전단을 뿌린 독일 여성 조피 숄은 22살의 나이로 처형됐다. 영국의 ‘소녀 가장’이던 펄 위더링턴은 나치 저항운동을 벌이는 비밀조직에 들어가 특수작전집행부 훈련을 받고 지도자로 활약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한 그의 조직은 열차 선로를 파손하는 사보타주를 80회 감행했고, 독일군의 육로 호송을 공격했다. 미국의 마사 겔혼은 유럽과 미국을 두루 돌아다니며 전쟁의 참상과 나치의 잔혹성을 취재하고 보도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현장과 나치 강제 수용소 생체실험의 참상도 그를 통해 알려졌다. 그밖에도 운반책, 연락원, 첩보원 등의 이름으로 자신의 양심에 따라 행동한 영웅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작가의 작업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작가의 누리집(
kathrynatwood.com)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