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지구
로랑스 투비아나·클로드 앙리 지음, 한경희 옮김/여문책·2만5000원
“지구의 여섯 번째 대멸종이 임박했다.”
<위기에 빠진 지구>의 경고는 섬뜩하다. 2014년과 2015년 인도의 마른장마,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이어진 케냐의 가뭄, 2011년 봄과 여름에 일어난 멕시코의 홍수 등 기상이변은 대멸종의 신호다!
이 책을 함께 쓴 기후위기 전문가 로랑스 투비아나(유럽기후재단 대표)와 클로드 앙리(컬럼비아대학 지속가능발전학과 교수)는 세계 곳곳에서 대멸종을 부르는, 자연자본이 파괴되는 현장의 문제를 지적한다. 특히 열대우림은 가장 풍요로운 생물다양성의 보고이자 가장 효과적인 기후안정화 장치다. 1제곱킬로미터당 고등식물 수천 종이 서식한다. 아마존 열대우림에는 전 세계 조류 20%가 산다. 그러나 열대우림을 관통하는 도로가 건설되고 소 방목과 대두 재배를 위해 나무가 베어졌다. 2004년 삼림 벌목이 절정에 이르러 약 2만7천제곱킬로미터에 이르는 녹색 지대가 사라졌다.
해양 오염도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주범은 사람들의 주거지에서 떠밀려온 플라스틱이다. 아이들이 욕조에서 가지고 노는 장난감 오리 1만2천개가 모여 ‘플라스틱 섬’을 이룬 곳도 있다. 새들이 플라스틱과 살코기를 구별하지 못해 새끼들에게 플라스틱을 먹이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화장품 제조회사에서 핸드크림과 페이스크림에 각질제거용으로 넣는 1㎜보다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물고기의 뱃속에 계속 쌓인다.
두 저자는 환경 문제를 경제학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해법도 찾는다. 가장 먼저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그 방안의 하나로 화석연료 사용을 규제하고 탄소 배출 기업에 비용을 부담시키는 탄소가격제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더불어 한 국가를 넘어 전 지구적 ‘환경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그들은 강조한다. “전 지구적 환경행동이 성공하려면 앞으로 나아가는 나라, 생산과 소비방식을 바꾸는 나라, 다른 나라가 먼저 행동하기를 기다리지 않는 나라가 충분히 많아져야 한다.”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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