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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의료인류학자가 탐험한 한의학의 세계

등록 2021-02-19 05:00수정 2021-02-19 08:35

한의원의 인류학

김태우 지음/돌베개·1만4000원

한의학과 서양의학은 몸과 아픔을 이해하는 방식이 어떻게 다를까. 의료인류학자인 김태우 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이 질문을 품고 병원과 한의원에 ‘현지조사’를 간다. 두 의료현장에서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와 나눈 대화를 기록하고 그들을 관찰한다. 그 탐사와 연구의 결과물을 책 <한의원의 인류학>에 담았다.

그는 첫 장에서 병원과 한의원의 진료실 등 공간구조가 어떻게 다른지 보여준다. 병원은 수납, 주사실 등을 가리키는 화살표가 곳곳에 있는 ‘지시의 공간’이라면, 한의원은 원장실과 침구실 등이 하나로 이어진 ‘연결의 공간’이다. 단순히 공간의 다름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병원과 한의원 내부 공간의 차이는 의료 행위, 더 깊이 있는 의학의 내용까지 연결된 복선”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실제 두 의료는 질병을 이해하는 방법, 병을 치료하는 접근법이 다르다. 예를 들어 정신질환으로 내원한 환자를 진료할 때 의사들은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같은 특정 신경전달물질에 관심을 두었지만 한의사들은 환자의 얼굴색, 맥, 목소리, 체형 등을 살핀다. 두 의료의 관점과 이론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양의학은 병변, 병원균, 생체물질 등 확실한 의학적 대상을 찾는 것에 초점을 둔다면, 몸과 마음이 연결돼 있다고 보는 한의학은 몸의 순환이나 흐름을 중시한다.

한의학과 서양의학을 두루 살핀 그는 두 의료의 ‘차이’를 ‘다양성’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맞다/틀리다’ 관점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의료를 인정하고 공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 그래야 “몸이라는 다차원의 모자이크를 맞춰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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