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경제 시대 ‘선 넘고’ ‘사이다’ 뿌리며 ‘팩폭’하는 프로보커터 분석
정치불신은 극우의 자양분…혐오언어 막고 도덕적 헤게모니 사수해야
정치불신은 극우의 자양분…혐오언어 막고 도덕적 헤게모니 사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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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레드팀_진중권 김어준. 그래픽_고윤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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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내훈 지음/서해문집·1만5000원 관종, 어그로꾼, 인터넷 트롤, 사이버 렉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종횡무진으로 떠들썩하게 휘젓고 다니는 이들을 이르는 말이다. ‘좋아요’와 ‘구독자’가 ‘돈’인 시대에 관심 끌기 경쟁은 치열하게 벌어진다. 문제는 이들이 활약할수록 공론장이 오염된다는 것. 이런 현상을 분석하고 진단하는 <프로보커터>(provocateur)는 제목부터 이들을 지목한다. 도발하는(provoke) 사람이라는 뜻으로, 오늘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눈길을 끌어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프로보커터가 창궐하는 현상은 ‘주목경제’로 설명된다. 상품의 가치는 쓸모와 기능, 내구성 등으로 측정됐으나 이제는 상품이 품은 기호가 더욱 중요해졌으며, 이런 기호의 경제와 정보시대가 맞물리며 주목과 관심이 곧바로 돈이 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됐다. 그러니 관심 끌기 경쟁은 ‘선을 넘고’, ‘사이다’를 끼얹고, ‘팩트 폭력’을 구사하는 일로 귀결된다. 여기에서 금기에 대한 도전, 통념에 대한 저항이라는 긍정적 의미는 탈색되고 마케팅 전술, 더 나아가 극우와 과격파의 정치 전략으로 활용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징후다. 특히 정치 불신이 커져가는 상황이라면 “명쾌한 입장과 또렷한 전선, 절대 악을 상정한 선동과 도발”은 영향력이 더욱 막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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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진중권, 김어준, 서민.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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