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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한 편의 영화 같은 두 예술가의 대화

등록 2021-04-16 04:59수정 2021-04-16 10:33

키키 키린의 말: 마음을 주고받은 명배우와 명감독의 인터뷰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이지수 옮김/마음산책·1만8000원

봉준호와 송강호, 크리스토퍼 놀런과 킬리언 머피, 오우삼과 주윤발. 이 짝꿍들의 공통점을 뽑아보면? 페르소나.

배우로부터 영감을 얻는 감독과 그의 분신 같은 배우가 발산하는 시너지는 ‘명작’이라는 형태로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2018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 또한 그랬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 작품으로 “예상치 못한 기쁨”과 동시에 자신의 페르소나로부터 영원한 이별을 통보 받는다.

연기든 말이든 기록으로 남는 게 “진짜 싫다”던 배우,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키키 키린이 12년을 함께 걸어온 고레에다 감독과 나눈 6번의 인터뷰가 단행본으로 나왔다. 감독은 촬영 현장에서 마주한 키키의 언행과 촬영 일지를 들춰가며 그와 했던 대화 분위기를 최대한 되살려냈다. 2008년 함께 만든 첫 영화 <걸어도 걸어도>부터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 여섯 편의 작품 대본이 짤막하게 실렸는데 직접 보지 않았어도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어느 가족> 촬영 뒤 키키는 특유의 직설적이고 꾸밈없는 말투로 고레에다에게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고 말한다. “이제 할머니는 잊고 당신은 당신의 시간을 젊을 사람을 위해 써, 난 더 이상 (당신을) 안 만날 테니까.” 키키는 고레에다 감독의 방문을 완고하게 거절하다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의 기일날 최고의 파트너를 잃은 감독은 그에 대한 그리움을 이렇게 적었다.

“‘그리워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불행한 체질의 인간이 작가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뜻에서 이 책은 나에게 이제는 수신되지 않는 ‘연애편지일 것’이다.”

김세미 기자 ab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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