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팝가수이자 배우인 ‘비’가 3일 미국 뉴욕 <엠티브이>의 ‘월드 텔레비전쇼’에 출연해 공연을 하고 있다. 뉴욕/AP 연합
“미국 가수들 흉내… 독창성 없이 향수 자극”
미국시장 성공 전망 엇갈려
미국시장 성공 전망 엇갈려
가수 비가 지난 2~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벌인 공연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90년대 팝을 보는 것 같다’는 식의 비판적인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문화상품으로서 비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의견도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4일 “무대에서 공연하는 그를 보는 것은 한국말로 더빙된 오래된 <엠티브이>(미국의 음악전문물 채널)의 비디오를 보는 것 같았다”며 “아시아의 슈퍼스타인 한국인 팝 가수 비는 미국 정복에 나섰으나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기사는 “비는 멋진 댄서이자 상당한 실력을 갖춘 가수”라면서도 “그의 공연은 마이클 잭슨을 비롯해 미국 안 여러 유명가수들을 흉내내고 있을 뿐 독창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비의 미국 안 활동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그의 프로듀서인 박진영이 최신 영어 히트곡을 모방하려고 여러 가지 방안을 짜는 순간 미국의 팝이 그를 앞질러 나가게 되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타블로이드판 <뉴욕데일리뉴스> 인터넷판에서 수석 팝음악 비평가 짐 파버도 “저스틴 팀버레이크, 어셔의 90년대 인기곡과 비슷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비의 음악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비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할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짐 파버는 “비는 김치 이후 가장 인기 있는 한국 문화상품이고, 자신이 두꺼운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팬을 거느리고 있음을 증명했다”며 “비가 자신만의 스타일을 강하게 드러내고, 스콧 스토치나 더 넵튠스 같은 능력 있는 프로듀서를 고용하면 모든 인종의 팬을 확보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공연이 끝나자마자 유니버설 뮤직, 소니비엠지 등 큰 음반 제작기획사 5~6곳에서 비에게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박은석 대중음악 평론가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지 않는 한 미국 주류 대중음악계에서 성공하긴 어렵다”면서도 “라틴음악이 미국 안 히스패닉 인구를 대상으로 성공했듯이 메이저 음반기획사와 계약하고 아시아 층을 공략하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임진모 대중음악 평론가는 “첫술에 배부르겠느냐”며 “미국 시장에 들어가는 신호탄으로서도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김소민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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