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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돼지의 왕, 어땠어] 티빙, 시작부터 ‘19금’…원작자는 연상호 감독

등록 2022-03-23 15:02수정 2022-03-23 15:29

수요 드라마톡 볼까말까
<돼지의 왕>, 학폭 등 메시지 담아 대중성 살린 리메이크
<우월한 하루>, 인물 설정 참신…긴장감·촘촘함은 떨어져
티빙 &lt;돼지의 왕&gt;. 티빙 제공
티빙 <돼지의 왕>. 티빙 제공

볼까말까 고민은 이제 그만! 매주 수요일 11시 <수요 드라마톡 볼까말까> ‘평가단’이 최근 시작한 기대작을 파헤칩니다. 주말에 몰아볼 작품 수요일쯤에 결정해야겠죠?

달곰한 멜로에 심장이 다 녹을까, 장르물이 성큼 등장했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돼지의 왕>(티빙)과 <우월한 하루>(오시엔 일 밤 10시30분), <군검사 도베르만>(티브이엔 월화 밤 10시 30분) 등이다. 셋 모두 복수가 키워드다. <돼지의 왕>은 학교 폭력, <우월한 하루>는 연쇄살인범 피해자와 납치당한 딸, <군검사 도베르만>은 군검사와 부모의 복수다. 수요드라마 평가단은 모두 <돼지의 왕>을 기대작으로 꼽았다. 그 중에서 <돼지의 왕>과 <우월한 하루>를 간단하게 훑어봤다.

&lt;돼지의 왕&gt;
<돼지의 왕>

■ 돼지의 왕

지난 18일 시작한 <돼지의 왕>은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오티티) 티빙이 자체 제작한 첫번째 장르물이다. 시작부터 19금을 내걸었다. 중학교 때 학교 폭력에 노출된 주인공 황경민(김동욱)이 성인이 되어서도 트라우마를 겪다가 어떤 일을 계기로 가해자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살인할 때마다 중학교 때 단짝이었던 형사 정종석(김성규)한테 메시지를 남기며 둘의 관계에 의문도 남긴다. 영화 <부산행>, 드라마 <지옥>의 연상호 감독이 2011년 만든 성인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다. 애니메이션에는 없던 여자 형사 강진아(채정아)가 등장해 극을 다채롭게 만든다. 김대진, 김상우 연출, 탁재영 극본.

&lt;돼지의 왕&gt;
<돼지의 왕>

[정덕현 평론가] 원작의 진지한 메시지에 범죄 스릴러와 복수극이라는 형태를 집어넣으며 좀 더 대중성을 띈 작품으로 리메이크를 잘했다. 원작에서는 학창시절 황경민과 정종석이 당했던 지독한 학교 폭력 이야기가 전편에 깔리고, 그들 사이에 나타난 철이라는 문제적 인물을 두고 벌어지는 사건이 주를 이룬다. 드라마는 학창시절 이야기만큼 현재의 황경민과 정종석이 다시 만나 겪는 사건을 범죄 스릴러로 엮어낸다. 황경민이 과거 가해자들에 대해 복수를 하고 거기에 정종석한테 메시지를 남기고, 정종석이 그 범죄를 수사하면서 추적하는 내용으로 변주됐다. 이를 위해 주인공의 직업도 절묘하게 잘 바꿨다. 원작에서 황경민은 부도난 아이티(IT) 사업가이고 정종석은 자서전 대필 작가이지만, 드라마에서는 부도를 앞둔 운수업체 대표와 강력계 형사다. 범죄 스릴러 요소가 들어오면서 드라마는 범죄-수사-과거사가 순차적으로 엮어지는 팽팽한 긴장요소가 더해졌다. 황경민이 하는 잔혹한 범죄가 실은 복수극이라는 점은 시청자들에게 어느 정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연상호 감독이 사회를 바라보는 다소 냉소적인 세계관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를 이해하는데 좋은 작품이다.

[남지은 기자] 2011년 원작을 2022년에 드라마로 리메이크하면서 여성 캐릭터 강진아(채정안)를 새롭게 만들었다. 시대를 반영한 선택으로 보인다.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성인이 된 황경민과 정종석을 이어주는 역할이어서 좋다. 선배로서 후배 형사한테 도움을 주고, 러브라인으로 엮지 않아서 드라마 내용에 민폐를 끼치지 않는다.

학교 폭력을 전면에 내세워 이 트라우마가 한 인간을 어떻게 짓밟는지를 보여주는데 폭력이 적나라하다. 국내 오티티에서 19금을 내걸고 만든 첫 장르물이어서 그 선이 어디까지일지 궁금하다. 넷플릭스에서 국내 오리지널 장르물을 본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2부까지 보면 살인 과정보단, 살인 이후 현장 모습에 ‘19금’ 힘을 주는 편이라, 자극적인 장면으로 눈길을 끄는 것이 아닐까 우려도 된다. 시청자들이 살인을 계획한 학교 폭력 피해자이자 학교 폭력이 낳은 괴물인 황경민을 미워하면서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동시에 들어야 성공할 것 같다. 19금을 내건 만큼 제대로 한 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다. 김동욱의 초점 없는 공허한 표정 연기가 좋았다. 김동욱과 김성규가 마주하는 장면에서 불꽃 튈 긴장감이 기대된다.

<그래서 볼까말까>

[정덕현 평론가] 리메이크로서의 시작은 좋은 편. 범죄 스릴러와 복수극이라는 틀을 넣어 원작과 다른 색다른 장르적 묘미를 더해주고 있으면서도, 원작이 가진 자본화된 세상에 대한 냉소적인 비판의식을 절망적인 상황에 놓은 인물에 잘 투영하고 있다. 👉 일단 계속 보자.

[남지은 기자] 국내 오티티가 만든 첫 19금 장르물이란 점이 기대 포인트. 이왕 하는 거 제대로 보여주는 게 정답이다. 👉 일단 계속 보자.

오시엔 &lt;우월한 하루&gt;. 오시엔 제공
오시엔 <우월한 하루>. 오시엔 제공

■ 우월한 하루

소방관인 이호철(진구)이 살인 현장을 목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호철은 가족한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범인 얼굴을 모른 척한다. 제3의 인물 배태진(하도권)이 그의 아이를 납치해 범인 얼굴을 기억해 찾아내라고 말한다. 조남형 연출, 이지현 극본.

[정덕현 평론가] 딸을 납치한 인물이 연쇄살인범과 모종의 관계가 있고, 그를 잡으려고 목격자인 이호철의 딸을 납치했다는 점은 특이한 구조다. 이호철이 119대원이라는 점은 향후 그의 액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부모가 딸을 구하는 서사는 정서적으로도 시청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 하지만 사건 전개에서 속도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되고 또 반전되면서 시청자들을 몰입시켜야 하는데, 지금은 한 상황도 지나치게 느리게 끌고 나간다. 최근 오티티 장르물들이 획기적인 시도로 사랑받으면서 <오시엔> 장르물이 부진을 겪고 있다. 성공하려면 좀 더 과감한 소재와 이야기 전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 글쎄, 색다른 전개와 속도감이 필요해.

[남지은 기자] 범인이 아니라 제3의 인물이 등장해 주인공한테 연쇄살인범 얼굴을 기억해 내고, 찾아서 죽이라고 지시하는 설정은 참신하다. 연쇄살인범과 제3의 인물의 관계가 궁금하다. 아직은 그게 전부다. 장르물은 소품 하나, 대사 한마디도 촘촘해야 하는데, 허술한 부분이나 예상 가능한 부분이 많다. 귀휴 나온 인물을 형사가 놓치는 장면도 그렇고, 주인공이 자신의 딸에게 누군가 다가가는 걸 보고도 집으로 그냥 올라가는 장면도 그렇다. 긴장해야 하는 장면에서도 두 손에 땀이 차지 않는다. 딸과 친한 경비를 전과자로 설정해 시청자들이 그를 의심하게 하였지만, 장르물 좀 본 사람이라면 누가 봐도 그는 범인이 아니다. 👉 글쎄, 징르물의 생명 촘촘함에 신경을.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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