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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전도연 “액션은 이제 그만…시청시간 올리려 ‘길복순’ 켜놔요”

등록 2023-04-06 08:00수정 2023-04-09 11:26

공개 3일 만에 세계1위 ‘길복순’ 전도연
“처음엔 시나리오 이해 어려워
캐릭터가 일관성 없다 말했더니
변성현 감독 ‘선배님이 그래요’ 대답”
배우 전도연. 넷플릭스 제공
배우 전도연. 넷플릭스 제공

“관객수를 신경써야 하는 극장 개봉영화와 달라서 편할 줄 알았는데 오티티(OTT)는 시청시간 순위 같은 또 다른 스트레스가 있네요. 출연 배우로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집에서 <길복순> 계속 틀어놓고 있어요.”

스트레스는 받는다면서도 ‘길복순’ 전도연은 화장기 전혀 없는 얼굴로 활짝 웃고 있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5일 오전, 넷플릭스는 <길복순>이 넷플릭스 영화 비영어부문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절박하거나 바닥 깊은 감정 연기를 주로 하다가 <일타 스캔들>(tvN)의 명랑한 ‘남행선’과 <길복순>의 킬러 연기가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30년 연기 인생에서 최대의 광폭 행보를 보이는 요즘이다. 전도연은 “나도 모르게 기다려온 것 같다”고 했다. “젊은 감독과 일하고 싶은 마음은 계속 있었어요. 모두 만나면 내 팬이라고, 언젠가 꼭 작품을 같이 하고 싶다고 말은 하는데 그냥 말뿐이더라고요.(웃음) 그걸 시나리오로 실현시킨 유일한 사람이 변성현 감독이에요. 안 할 이유가 없었죠.”

배우 전도연. 넷플릭스 제공
배우 전도연. 넷플릭스 제공

세세한 디렉션 따지기도 했지만
내 새로운 모습 볼 수 있어 좋아

배우로서 큰 영예인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밀양>(2007)은 그에게 족쇄가 되기도 했다. “<밀양>으로 큰 상을 타면서 더 다양하고 많은 작품을 누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진지한 예술영화만 선택할 거라고 생각들을 하셨나봐요.” 처음에는 변 감독이 자신을 관찰하면서 시나리오를 쓴다는 말에 “믿음이 많이 가지는 않았다”고 한다. 역시나 완성된 시나리오도 이해하기 힘들었다. “캐릭터가 이상하다, 너무 일관성이 없다”고 했더니 변 감독의 대답은 이랬다. “선배님이 그러세요.”

전도연이 변 감독에게 따져 물은 건 이때만이 아니다. “변 감독은 배우를 가둬놓고 찍어요. 작은 동선 하나, 움직임의 각도까지 일일이 디렉션을 하죠. 처음에는 그게 엄청 답답했어요. 배우의 감정이 이렇게까지 존중받지 못하고 가둬져야 하냐고 싸우기도 했죠.” 물론 이번 판도 변 감독의 승리. 전도연은 “그동안 주로 감정을 풀어놓는 연기를 하다 틀에 꽉 찬 연기를 하니 내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더라”고 했다. <길복순>은 노련한 배우와 야심찬 감독의 협업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영화 &lt;길복순&gt;. 넷플릭스 제공
영화 <길복순>. 넷플릭스 제공

액션연기 엇갈리는 평가엔 아쉬움
“4개월 넘게 몸 만들고 연습했는데…
‘킬빌’과 달리 워킹맘에 방점 찍혀”

전도연은 <길복순>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인 액션 연기를 했다. <협녀, 칼의 기억>(2014)에서 검객을 연기했지만 몸을 내던지는 투혼은 없었다. “그림 위주의 서정적 액션”이었기 때문이다. 총·칼·망치·펜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킬러를 연기해야 하는 <길복순>은 전도연이라 할지라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길복순>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에는 전도연의 액션연기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그는 이 작품에서 황정민과 첫 액션을 찍을 때 느꼈던 난감함을 떠올렸다. “4개월 넘게 몸을 만들고 연습했는데 연습 때보다 잘 안돼서 속상했어요. 촬영상황도 열악했고. 황정민씨는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하는데 제가 계속 한 번만, 한 번만 더하자고 했죠. 마음만큼 몸이 안 따라줘도 더 해보겠다는 욕심으로 촬영에 임했던 거 같아요.” 액션의 기술적 완성도는 일정 정도 연출과 편집으로 더 높일 수 있음에도 <길복순>은 식당 혈투 장면에서 롱테이크 등을 쓰며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종종 비교되는 <킬빌>은 말 그대로 여성 킬러 액션영화인데 반해 사실 <길복순>은 킬러 액션으로 포장은 돼 있지만 킬러인 동시에 워킹맘이라는데 방점이 찍히잖아요. 킬러와 엄마 사이의 밸런스에 대한 감독의 생각을 담으려고 했던 거 같아요.”

배우 전도연. 넷플릭스 제공
배우 전도연. 넷플릭스 제공

액션 촬영 도중 부상도 당하고 진절머리 나게 고생해서인지 그는 “액션영화 졸업작품”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써는 액션은 <길복순>에서 할 만큼 한 것 같다”고 했다.

그에게는 영화 속 딸 재영이(김시아)와 이름도 나이도 같은 열다섯살 딸 재영이가 있다. 무겁거나 어두운 ‘청불’ 작품을 주로 해왔던 그에게 <일타 스캔들> 이후 처음으로 딸 친구들의 사인 신청이 답지하고 있단다. 그는 이 작품을 보면서 “내가 우는 모습이 저렇게 예쁘구나, 내가 이런 작품을 기다려왔구나 느꼈다”고 한다. 쉰 나이에 첫 액션 도전 영화로 세계적 사랑을 받는 <길복순>의 보람도 새롭긴 마찬가지다.

그는 “앞으로 또 기다리는 시간이 이어지겠지.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나도 궁금하다”고 기대를 밝혔다. 할리우드 진출? “<밀양>이 칸에서 수상한 직후 <터미네이터> 오디션 제안을 받았어요. 당시에는 두 작품의 간격이 너무 커서 엄두를 내지 않았어요. 지금도 언어 문제 때문에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배우의 연기에는 언어 전달도 중요한데 메릴 스트립이 한국어로 한국 작품을 연기하면 아무리 잘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힘들지 않을까요?”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영화 &lt;길복순&gt;. 넷플릭스 제공
영화 <길복순>. 넷플릭스 제공

영화 &lt;길복순&gt;. 넷플릭스 제공
영화 <길복순>.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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