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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불과 흙으로 ‘명품’을 빚어내다

등록 2006-11-05 23:06

청자명인 윤도현씨 초대형 청자 청자 1억원에 팔려
전남 강진에서 27년 동안 고려청자의 비색 재현에 공을 들여온 청자명인 윤도현(63)씨가 마침내 억대의 명품을 빚어냈다.

윤씨는 지난달 열린 강진청자축제에 전통 기법으로 빚은 높이 100cm 둘레 320cm의 초대형 ‘청자상감당초문호’(靑磁象嵌唐草文壺)를 출품했다.

제작에 들어간 흙만 300kg. 흙다지기~모양만들기~무늬새기기~유약바르기~구워내기 등을 거치는데 5달이 걸렸다. 그는 “특히 물레 위에 작품을 얹고 방향을 바꿔가며 말리는 70여일 동안 엄청난 흙무게 탓에 터지거나 뒤틀리지 않을까 조바심이 났다”고 했다. 건조가 끝나자 중간 부분에 전통적인 당초·국화 무늬를 새겼고, 주둥이와 밑부분에 백학이 나는 모습을 장식했다.

이런 정성 덕분에 작품은 신비스런 빛깔, 부드러운 곡선, 빈틈없는 균형을 뽐내며 관람객들 시선을 사로잡았다. 웅장미에 반해 구매자 서너명이 나섰고, 충북 청주의 60대 사업가가 1억원을 제시해 청자의 주인이 됐다. 작품은 지난 3일 특별히 만든 상자에 실려 윤씨 품을 떠났다.

약사 출신인 그는 1979년 강진 도요지 부근 정수사에 들렀다가 우연히 청자 불두 파편을 주웠다. 이를 계기로 매혹적인 푸른 빛깔에 빠져 청자 재현에 인생을 걸었다. 주위 반대가 심했지만 연구와 시험에 2억여원을 쏟아부으며 고집스레 한길을 걸어왔다.

그는 “청자는 인간이 불과 흙으로 빚을 수 있는 최고 예술품”이라며 “재현한 청자가 위상과 가치에 걸맞은 대접을 받아 기쁘다”고 했다.

그는 강진의 첫 민간가마인 도강요를 20년 남짓 운영하며 쌓은 기술과 경험으로 지난해 대한신문화예술교류회에 의해 청자부문 ‘대한명인’에 올랐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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